이른바 ‘벤츠 여검사’ 사건을 수사 중인 이창재 특임검사팀은 6일 부장판사 출신인 최모(49) 변호사로부터 사건 청탁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모(36ㆍ여) 전 검사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검사는 지난해 2~9월 최 변호사가 속한 로펌의 법인카드를 개인 물품 구입 등에 사용하고, 벤츠 승용차 등 4,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또 최 변호사가 지난해 8월 자신이 경영하던 건설업체에 투자한 동업자를 횡령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 동료 검사에게 사건 청탁을 하는 대가로 500만원대의 샤넬 핸드백 구입비를 요구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지난 5일 이 전 검사를 서울 자택에서 체포한 특임검사팀은 이틀째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특임검사팀은 그 동안 이 전 검사가 동료 검사에게 청탁 전화를 걸었다는 것과 최 변호사의 법인 카드로 피부관리 전문병원에서 70만원을 3차례 결제했다는 사실 등을 확인했다. 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이메일,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이 전 검사가 최 변호사와 주고 받은 금품의 규모와 시기 등을 상당 부분 밝혀내고 이를 집중 추궁했다.
하지만 이 전 검사는 혐의 사실 중 특히 대가성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검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은 7일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이날 최 변호사를 다시 소환해 부산지법 부장판사에게 상품권 등을 줬다는 의혹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최 변호사가 검사장급 2명에게 인사 및 고소사건 청탁을 했다는 진정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이 검사장급 인사들에 대한 확인 조사에 들어가는 등 법조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특임검사팀 관계자는 “일단 이 전 검사의 혐의를 밝히는 데 수사력를 집중하고 있지만 곧 제기된 의혹 모두에 대해 수사를 병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 전 검사에 대한 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되는 대로 최 변호사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부산= 남상욱기자 thoth@hk.co.kr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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