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TV문학관'이 다시 안방에 선보인다. 2009년 12월 이문열 원작 '사람의 아들' 이후 2년 만이다. 7일 밤 11시 30분에 방송하는 '광염 소나타'는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김동인의 동명소설을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광기를 지닌 작곡가의 고뇌와 격정적인 사랑 이야기로, 천재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백성수 역은 양진우, 그와 비극적인 사랑을 하는 여형사 남정연 역은 정소민이 맡았다.
8일에는 여러 차례 드라마로 제작된 주요섭의 소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극본 박지숙, 연출 한준서), 9일에는 한국전쟁의 비극과 소년의 성장을 연결시킨 이덕재 작가의 '엄지네'가 전파를 탄다. 고영탁 KBS 드라마제작국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찬란했던 문학을 영상의 힘으로 쏘아 올리는 것이 TV문학관의 역할"이라며 "잃어버린 KBS의 브랜드를 이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바람의 실현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지난 2년간 KBS 내부에서도 TV문학관의 부활을 바라는 이들이 많았으나 저조한 시청률과 제작비 사정으로 번번이 좌절됐다. 오랜 기간 공들여 만드는 명품 단막극으로 정평이 나 있는 만큼 여느 단막극 제작비의 2,3배에 달하는 예산이 든다. 이번 3편의 제작에도 편당 방송통신전파진흥원 지원금 1억9,200만원과 미술비 등 KBS 자체 제작비 1억6,000만원을 합쳐 총 3억5,200만원이 들었다.
TV문학관을 총괄하는 차영훈 PD는 "2~6월 원작을 선정하고 이후 현대적으로 각색한 대본작업을 거쳐 9월부터 본격 촬영을 했다"며 "상업적으로만 흐르는 드라마 시장에서 문학을 원작으로 한 품격있는 대중문화의 가치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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