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6일 “경기 김포시 한 장애인생활시설의 아동들을 폭행하고 학대한 이 곳 시설장 A(50ㆍ여)씨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A씨는 말을 안 듣거나 잘못을 할 경우 학생들의 뺨 손바닥 엉덩이 등을 나무 막대로 때리고 오랜 시간 벌을 세우는가 하면 학교에 보내지 않고 밥을 주지 않는 등 가혹행위를 해 왔다는 것이다.
특히 발달장애 1급인 C(15)군은 지난 2월 시설에서 나가라는 A씨 말에 4시간 동안 밖에서 비를 맞고 젖은 옷을 입은 채로 다음날 낮까지 무릎을 꿇고 벌을 섰다. 지적장애 2급인 D(21)군도 A씨로부터 수 차례 뺨을 맞고 열흘 넘게 등교도 못한 채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릎을 꿇고 벌을 섰다.
또 A씨는 다른 아동들이 E군(15ㆍ지적장애 1급)을 붙잡게 한 뒤 엉덩이를 수 차례 때려 피 멍이 들게 했으며, F군(18ㆍ지적장애 2급)을 2주 동안 같은 사회복지법인 내 성인 장애인시설에서 지내도록 해 학교에 가지 못하도록 했다. 아동들은 벌을 서는 동안은 점심이나 저녁 밥도 먹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시설은 가족 등 연고가 없는 중증장애 아동 90여명이 거주하는 곳으로, A씨는 2008년 10월 시설장으로 부임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아동들이 장애를 가진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차원에서 벌을 세운 것으로, 학대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 시설 직원 B(53)씨 등 9명은 지난 8월 “A씨가 시설 아동들을 지속적으로 폭행한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A씨의 가혹행위는 장애인들의 신체의 자유 침해이자 학대 행위로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인권 침해라고 판단했다”며 “이 시설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이 등록된 양천구청장과 서울시장에게 행정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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