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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떼기에 맞먹는 위기" 한나라 '디도스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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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떼기에 맞먹는 위기" 한나라 '디도스 패닉'

입력
2011.12.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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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휘청거리고 있다. 10ㆍ26 재보선 패배 직후 본격적으로 들끓기 시작한 위기론이 최구식 의원 비서의 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연루 사건으로 정점에 달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2003년 말에 터진 ‘(대선자금) 차떼기 사건’과 2004년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건’ 후폭풍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에 버금가는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장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당의 쇄신 방안을 논의하던 의원들은 최 의원 비서 사건과 관련, 당 해체 수준까지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5일 “당 홍보 책임자의 수행비서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를 했고, 예전 북한 정찰국 이상의 행동을 한 것”이라며“(결과에 따라) 당 해체 수준까지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쇄신파 정두언 의원은 “(5일) 의원총회에서도 예산 얘기만 하는데, 이제는 당이 수명을 다한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친박계 구상찬 의원도“10ㆍ26 서울시장 보선 패배 이후 정신이 황망한 한나라당에‘피니시 블로’(끝내기 결정타)를 날렸다”며 심각성을 전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홍준표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디도스 공격이라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일어났다”며 “우리는 수사 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어떤 내용이라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심각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를 타개할 뾰족한 묘안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당장 최 의원 비서 사건과 관련해서도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일단 경찰 수사를 지켜본 뒤에 당의 입장을 정하자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최 의원 비서 사건이) 한나라당과 무관하다는 결과가 나와도 지금 같이 반(反)한나라당 정서가 팽배한 상황에서 누가 그 말을 그대로 믿으려고 할지 정말 우려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박근혜 조기 등판론’도 다시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부정적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편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최 의원 비서 사건과 관련, “한나라당의 앞날에 불길한 예감을 갖게 하는 사건”이라며 “한나라당도 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쇄신과 관련, “홍준표 대표는 쇄신을 해야 할 사람이 아니라 쇄신 대상 중 한 사람이라고 많은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노쇠했다”면서 “체질과 당의 구조도 바꿔야 하고 필요하다면 (당의) 이름까지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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