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와 싸우던 119구조대 2명의 소방관이 순직했다는 소식에 우리의 마음은 무겁다. 올해 들어 벌써 6명, 매년 7~8명의 소방공무원이 열악한 여건 속에서 사명감만으로 버티다 목숨을 빼앗기고 있다. 개인의 사소한 불편에서 국가ㆍ사회적 재난에 이르기까지 힘들고 위험한 일을 모조리 119구조대에 맡겨놓고 정작 그들의 불편과 재난에는 너무나 무관심했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타인의 생명과 재산을 구하는 화재소방관의 경우부터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이번 사고 역시 그 동안 있었던 소방관 순직의 전형적인 사례였다. 지난 토요일 새벽 경기 평택시 가구전시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 이재만 소방위와 한상윤 소방장은 혹 있을지도 모르는 인명을 구하기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들은 동료를 먼저 현장에서 내보내고 마지막까지 업무에 열중하다 화를 당했다. 자신의 책임에 충실했고 조직적인 임무에 성실했기에 오히려 목숨을 잃게 되었다는 아이러니는 우리 소방행정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할 조직에서 정작 자신들의 안전에는 무관심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선진국에선 일상화되어 있는 화재안전 점검관 배치가 소홀한 점이 그렇고, 현장에 대한 인식과 경험이 무시된 채 지휘권과 수직적 명령체계만 강조되고 있다는 비판도 새겨들어야 한다. 공공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업무를 맡겨 놓고도 유독 소방 관련 예산은 90~98%를 지자체에 떠맡기고 있는 현행 제도도 재고할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을 때만 관심을 보이고, 당국도 개선하겠다고 약속만 하고 넘어가곤 했다. 2001년 서울 홍제동 다가구주택 화재로 6명의 소방관이 순직했을 때도 그랬고, 2008년 서울 대조동 나이트클럽 화재로 3명의 소방관이 고립돼 순직했을 때도 그랬다. 재발 방지 대책은 유야무야되고 ‘눈물과 위로금’만으로 사안을 마무리했기에 유사한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언제까지 이렇게 넘어가고 말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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