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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미대생 '反동성애' 졸업작품 시끌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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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미대생 '反동성애' 졸업작품 시끌시끌

입력
2011.12.0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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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미대 졸업전시에서 디자인학부 졸업 예정자가 출품한 반(反)동성애 작품이 최근 학교 안팎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동성애자 인권을 무시했다"는 비판론과 "예술 작품이니 표현의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는 옹호론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일부터 서울대 미대와 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대 졸업전시회에서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 전공인 A씨는 '이성애 권장 반동성애 캠페인'이라는 제목의 전시물을 내걸었다. 이 작품은 '학내 동성애자 동아리 홍보 포스터에 동성애에 의문을 제기하는 문구가 새겨진 도장 찍기', '아이는 남자인 아버지와 여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다는 메시지를 표현하는 티셔츠 제작'등 A씨가 한 학기 동안 진행한 '이성애 권장 반동성애' 관련 활동 기록을 모은 것이다.

그는 기획 의도를 밝힌 글에서 "최근 영화, 만화, 소설 등 각종 미디어를 중심으로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되어가고 있는 동성애에 대한 긍정적 인식에 작은 제동을 걸고자 시작된 캠페인"이라며 "모든 생명은 남녀의 합으로부터 오기 때문에 이성애를 권장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3일과 4일 트위터와 서울대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 등 온라인 상에서는 "A씨 작품이 인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그 미대생은 자신의 동성애공포증을 작품이라는 명목 아래 폭압적으로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특히 논란의 대상이 된 것은 지난 10월 '게이가 어때서?', '레즈가 어때서?'라고 적힌 학내 동성애 관련 동아리 홍보 포스터에 '당신의 생명은 어떻게 창조되었나? (How could your life be created?)'라는 문구의 도장을 찍은 활동이다. A씨는 "동성애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포스터에 반대 도장을 찍어 모든 사람이 다 동의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리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디자인 전공 지도교수와 심사에 참여한 한 교수는 "표현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작품에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심사 과정에서도 논란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동아리 회원 중 한 명은 스누라이프에 "감정적인 차원을 넘어 동성애자를 차별하는 비인권적 차별"이라고 항의하고 나섰다. 온라인 상에서는 "공개적으로 소수자를 억압하는 목소리를 내고, 타인의 표현물을 훼손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펴는 것도 표현의 자유라는 잣대로 정당화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의 이종걸 사무국장은 "유엔 자유권 조약에 따르면 차별과 적대, 폭력을 야기하는 차별적 표현은 표현의 자유로 보장 받을 수 없다"며 "표현의 자유도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순종 서울대 미대 학장은 "작품을 본 후 도덕적이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판단하면 학과 교수들과 대처 방안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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