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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단독 인터뷰/ "MB와 일부러 차별화 않겠지만 달라진 국민 염원에 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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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단독 인터뷰/ "MB와 일부러 차별화 않겠지만 달라진 국민 염원에 부응해야"

입력
2011.12.0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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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4일 한나라당 쇄신 방안과 관련,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비전과 정책, 인물들로 거의 새롭게 창당한다는 각오로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시내 한 호텔의 비즈니스센터에서 한국일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뒤 "새로운 한나라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참신한 인사들을 많이 영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40세대를 중심으로 국민들로부터 한나라당이 불신을 받는 이유에 대해 "그들이 겪고 있는 고민과 애환에 대해 대화와 소통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 문제에 대해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과거에 비해 국민의 염원이 달라졌고, 사회가 원하는 것이 달라졌기 때문에 거기에 맞추는 정책을 제시하고 보다 더 발전시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력한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모든 건 그 분이 잘 생각해서 판단할 일"이라며 "저를 포함해 모두 모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_최근 2040 세대를 중심으로 반(反) 한나라당 정서가 강해졌다.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한나라당이 벌을 받은 것"이라고 진단했는데.

"2040 세대가 한나라당을 외면하게 된 근본 원인은 그동안 이들이 직면한 등록금과 일자리, 주거, 교육 및 보육 문제 등 삶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지 못했고 그들과의 대화와 소통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진정성을 갖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 2040세대를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많이 만나 현재의 어려움을 덜어 주고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정책을 제시하도록 노력하겠다. "

_한나라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 구상은 무엇인가

"진정성을 갖고 국민 삶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챙기는 당이 돼야 한다. 대학등록금과 취업 관련 정책들을 새해 예산안에 반영해 실천해야 한다. 내년 총선 공천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에 따라 투명하게 해야 한다. 야권이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한나라당도 통합과 화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재창당 수준으로 가야 한다."

_보수세력의 통합과 화합을 언급했는데 자유선진당도 포함되는 것인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서로 마음을 열고 나라를 위해 뜻을 모으자는 것이 통합과 화합의 정신이다."

_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정치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안철수 현상'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런 현상이 생긴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기성 정치권이 정치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큰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_안 원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그리고 안 원장이 실제로 대선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가.

"개인적으로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하지 못한 젊은이들과의 소통과 공감을 잘 하시는 분인 것 같다. (대선 출마 여부는) 제가 알 수 없고 관여할 입장도 아니다. 모든 건 그분이 잘 생각해서 결정하고 판단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_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고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어느 정도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앞서 가면서 유권자 판단에 대해 이러고저러고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정치 본연의 역할 즉 정당이 마땅히 할 일과 못했던 일들을 잘 해서 노력을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_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조속히 당의 전면에 나서서 총선을 지휘해야 한다는 '박근혜 조기 등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는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가.

"제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선거는 누가 혼자 나서서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한나라당 전체가 얼마나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느냐이다. "

- 내년 총선 전에 당 대표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생각이 있는지.

"지금 맡아라, 나오라 하는데 그건 어떻게 보면 얘기가 안 된다. 현재 엄연히 있는 지도부를 교체한다고 하면 내년 예산을 돌볼 사람이 없게 된다. 그렇게 해서는 책임 있는 여당이 될 수 없다.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예산안을) 잘 마무리하면 자연스럽게 정치개혁 논의로 이어질 것이다."

_내년 대선에 앞서 한나라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언제쯤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

"당에서 총의를 모아서 하는 일이다. 제가 그런 일까지…"

-친박계와 친이계의 갈등 해소와 화합을 위해 계파 해체를 선언할 생각이 있는지.

"지금 당내에 친이, 친박 이런 말의 구별이 필요 없게 됐다. 그동안 소위 '친박'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상당히 움츠러들어 있었다. 그렇게 지내오다가 친이, 친박 구별 없는 상황을 맞아 움츠러든 것을 펴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

_박 전 대표가 2007년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바로 세운다) 주장은 감세와 규제완화 측면에서 'MB노믹스'와 맥을 같이 한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줄푸세' 기조를 이어갈 생각인가.

"지금도 기본 시각에는 변함이 없다. '줄'에 해당하는 감세는 현정부 들어 상당 부분 실현됐고, '푸세'에 해당하는 규제 완화와 법질서 확립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그동안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성장의 온기가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퍼져 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 경제를 지금까지의 양적 성장 중심에서 질적 발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_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복지를 확대하면서 포퓰리즘을 지양하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재정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복지 확대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출 구조조정과 세입 확대의 비율을 6대 4로 해서 복지 재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_ '부자 증세'등 세제 개편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소득이 많을수록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원칙에 동의한다. 하지만 찬반을 떠나서 소득세의 최고세율 구간을 하나 더 만들어 최고세율 40%를 적용해도 거둘 수 있는 세금은 1조원이 채 안 된다. 세수 측면에서 보면 대주주 주식 양도 차익과세를 강화하는 등 세원을 넓히려는 노력을 할 경우 더 많은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 임시투자세액 공제의 일몰만으로도 2조 이상의 세금이 걷힌다. 세제는 한 번 결정되면 쉽게 고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나라 조세 체계에서 세원 양성화와 비과세 감면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_최근 정부가 부분적인 대북 유연화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남북 간 입장 차이가 커서 적극적인 대화를 모색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풀어갈 방안은.

"사안에 따라 강할 때는 더 강하고, 유연함이 요구될 때는 더 유연해질 수 있는 새로운 대북 정책이 필요하다."

인터뷰=김광덕 정치부장 kdkim@hk.co.kr

정리=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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