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공격, 막말이 난무하고 있다.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일수록 난폭한 언사가 더 심하다. 나와 생각이 다르거나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독설이나 막말을 퍼붓고, 사실을 왜곡하며 명예를 훼손한다. 유명 소설가도, 누구보다 사실 보도에 충실해야 할 방송도 마찬가지다. 이해와 아량까지는 아니라도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최소한의 관용도 보이지 않는다.
소설가 공지영 씨가 종편에 출연한 스포츠 스타와 가수를 트위터에서'개념'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를 읽은 사람들이 공씨의 비슷한 과거 행적을 거론하자 그들을 돈 받고 동원된'알바'로 단정하면서 "다 꺼져라"고 소리쳤다. 상대방의 인격을 아랑곳하지 않기로는 23년 전 씨름선수 시절에 참석한 한 모임의 장면을 가지고 개그맨 강호동이 일본 야쿠자와 연루된 것처럼 보도한 종편 채널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당사자나 많은 사람들에게 손쉽게 알릴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SNS) 시대일수록 표현에는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말 한마디로 상대가 '공개적'으로 모욕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다고 혼자 말하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욕하거나 함부로 매도하는 것은 인격살인이나 다름없다. SNS를 왜 규제해야 한다고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음란물보다 더 무섭고 해로운 것이 바로 인신공격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무책임하고 일방적이고 모욕적이고 적개심에 사로잡힌 말들이 전염병처럼 계층과 영역을 막론하고 광범위하게 퍼져나가는 데 있다. 말의 무책임성은 트위터를 넘어 어느새 방송에까지 번져 사적 이익이나 입장에 집착하거나 적대감에서 함부로 인신공격을 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불감증으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나만 옳고, 나와 다른 사람이나 내편이 아닌 사람에게는 어떤 말도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듯하다. 그것은 풍자도 아니고 비판도 아니다. 초등학생들부터 욕을 입에 달고 사는데 어른들까지 이런 식이면 새로운 소통의 수단인 트위터나 더욱 거대해진 방송도 독이나 다름없다. 정말 말조심부터 하자. 말이 의식과 태도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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