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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풀어 인심 사는 알카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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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풀어 인심 사는 알카에다

입력
2011.12.0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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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 서부 말리의 작은 마을에는 18개월 전부터 오사마 빈 라덴과 같은 차림을 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이들은 주민과 반갑게 인사하고 물을 좀 달라고 정중히 부탁한다. 돌아갈 때는 아이들에게 초콜릿과 사탕을 나눠준다. 마을 사람들은 이들이 알제리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 소속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세계 최빈국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주민들은, 마을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옷을 선물하는 AQIM이 싫지 않다.

빈 라덴 등 지도부가 사살돼 고사 위기에 몰린 알카에다가 최근 북아프리카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다. 그런데 테러를 자행하는 전사가 아니라 친근한 이웃 같다. 그래서 주민의 마음을 사는데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

양수기 기술자 포세이니 디아키테는 "지난해 AQIM 조직원을 처음 만났는데 한 조직원은 마을 환자들을 무료로 치료해주고 약을 나눠주었다"고 말했다. 조직원들이 여는 기도회에 참가하는 주민에게는 1만 서아프리카프랑(CFAㆍ약 20달러)을 주는데 이는 말리 직장인 평균 월급의 절반에 해당한다.

주민의 인심을 사는데 사용하는 돈은 납치로 벌어들인 것이다. AQIM은 지난 10년간 50명 이상의 서양인을 납치해 1억3,000만달러를 번 것으로 추정된다.

2006년 100명이던 조직원은 최근 300명으로 늘었으며 인적 구성도 다양해져 백인 유목민 투아레그족과 남부사하라 흑인 용병 등이 가담했다. 활동 영역은 알제리 일대에서 사하라 사막 전체로 확대됐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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