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엔이 정한 '화학의 해'다. 플라스틱을 비롯해 지금까지 개발된 수만 종의 화학물질은 인류의 삶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일부 물질을 둘러싸고 위해성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생활용품에 쓰이다 뒤늦게 위해성이 밝혀져 산업계에서 퇴출된 물질도 여럿이다. 화장품이나 세제 등에 넣다가 발암물질로 확인돼 2006년 사용이 금지된 프탈레이트가 대표적인 예다.
사람 몸에 정말 해로운지 아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화학물질도 아직 많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비누나 치약, 화장품에 들어가는 항균물질인 트리클로산의 안전성을 재검토하겠다고 나섰다. 동물실험에서 생식기능에 이상을 일으키고 두뇌 발달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체에도 같은 영향을 주는지는 명확하게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프라이팬이나 종이컵 같은 용기 코팅재료로 많이 쓰는 퍼플루오로옥탄산염(PFOA)도 비슷한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동물실험에서 PFOA에 많이 노출된 쥐가 기형 새끼를 낳고 간 기능이 악화된 것이 나타났으나,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추측뿐이다.
생리대에 주로 쓰는 폴리아크릴산나트륨도 논란 대상이다. 일부 환경단체는 이 물질을 피부질환이나 가려움증의 원인으로 지목했으나, 제조사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 기준을 만족하는 제품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화학물질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해로울 수도, 이로울 수도 있다고 과학자들은 설명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환경센서시스템연구센터 류재천 책임연구원은 "특히 일상생활에 많이 쓰이는 화학물질에 대해선 소비자가 그 물질에 노출되는 정도와 그에 따른 영향을 평생에 걸쳐 추적 연구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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