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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 살아도 마음은 고향에" 제주태생들, 강정 지킴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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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 살아도 마음은 고향에" 제주태생들, 강정 지킴이로

입력
2011.12.0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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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육지 사는 제주 사름(사람의 제주 사투리)'입니다. 몸은 바다 건너 있지만 고향의 바람 소리가 그리운, 그 섬의 종자입니다. 지난 여름, 살려달라는 강정의 소식이 들렸을 때 타향살이를 핑계로 외면해온 것 같아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1일 저녁'강정을 사랑하는 육지 사는 제주 사름'출범식이 열린 서울 영등포동 전교조 제1회의실. 이금실 운영위원이 30여 명의 참가자를 대표해 '제주도민과 제주도 지사에 드리는 호소문'을 낭독했다. 제주에서 태어났지만 타지 생활을 한 이들 모두 해군기지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인 제주 강정마을에 가족, 유년의 기억, 그리움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한 마음이었다.

강정 해군기지 건설 반대 여론이 뜨거워진 지난 7월"정작 제주에서 태어난 우리들은 뭘 했나"라는 부끄러움에 제주 출신이지만 타향에 살고 있는 소설가 현기영씨, 양문흠 동국대 철학과 교수, 허상수 제주사회문제협의회 대표 등이 뭉쳤다. 이들이 시작한 '강정 해군기지 백지화 촉구 재외 제주인 1,000인 선언'서명운동이 이 모임의 초석이 됐다. 서명 참가자가 500명을 넘은 지난달 9일 준비모임이 꾸려진 후 적극적 참가 의사를 밝힌 80여 명이 중심이 되어 정식 모임이 결성됐다.

이들에게 강정마을 지키기는 평화와 자연을 지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고유기 군사기지범대위 집행위원장은 "어린 시절 강정마을 구럼비 바다에서 보낸 사람도 있는데 지금 그곳에 가면 시간당 2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어린 시절을 빼앗긴 것"이라고 말했다. 20세 때 제주를 떠나 20여 년간 수도권 지역에 살아온 이금실 운영위원은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지인들에게서'육지 남편 만난 육지 것들은 여기서 이념 논쟁하지 마라' 하는 말을 듣기도 한다" 며 "하지만 제주는 내게 돌아가신 부모를 대신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대로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서명운동과 신문 광고 게재, 고향 지인들에게 편지 쓰기 등을 통해 해군기지 건설 반대 여론을 불러 일으키는 한편 제주 출신 국회의원과 여야 예결위원에 항의의 뜻을 전하는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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