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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세 번째… 농협 전산망 다시 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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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세 번째… 농협 전산망 다시 불통

입력
2011.12.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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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에 또 다시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8개월 전 사상 최악의 전산사고가 터지자 "최고 수준의 보안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벌써 세 번째 전산 장애다. 더욱이 전산사고가 터질 때마다 사실을 숨기거나 축소하는데 급급해 전산대란을 겪은 뒤에도 여전히 정신을 못 차렸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2일 농협에 따르면 이날 새벽 0시42분부터 1시10분까지 28분 동안 계좌이체 등을 포함한 인터넷뱅킹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체크카드 결제 등 일부 서비스가 중단됐다. 또 새벽 0시42분부터 3시54분까지 인터넷 뱅킹에 접속한 2만5,539계좌가 미등록 계좌로 처리돼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농협 관계자는 "보통 영업일자 전환시간(새벽 0시~0시30분)에 거래 고객의 계좌가 정상적인지 확인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프로그램에 오류가 발생했다"며 "해킹과는 관련이 없으며 정확한 오류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협은 4월 12일 외부 세력의 해킹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전산마비 사태를 겪은 뒤 "5,100억원을 투입해 최고 수준의 보안을 구축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사고 발생 불과 한 달여 만인 5월 19일 전산 장애가 발생해 인터넷뱅킹과 ATM 서비스가 중단됐다. 또 6월에는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투자자들의 이름과 계좌번호, 체결 종목 등 주요 정보가 고스란히 유출되기도 했다. 농협은 약 3,000만명의 고객과 280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대형 금융회사다.

금융기관 가운데 유독 농협에만 전산사고가 잇따르는데 대해 금융권 안팎에선 농협 측의 안이한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특히 지난달 재선에 성공한 최원병 회장은 4월 전산대란 당시 "비상임이어서 업무를 잘 모르고, 내가 한 것도 없으니까 책임질 것도 없다"고 발언, '위에서부터 책임의식이 없는데 보안이 잘 되겠느냐'는 비난을 자초한 바 있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사고 정도를 축소하거나 감추기에만 급급해 금융기관의 생명인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농협 측은 이날 오전 피해사실을 알리면서 오전 8시30분부터 9시22분까지 일부 계좌의 창구거래가 중단된 사실은 숨긴 채 "새벽 3시54분 이후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은행업무가 시작된 후에도 "온라인서비스가 되지 않는다"는 항의 글이 농협 인터넷뱅킹 사이트 게시판을 가득 메우자, 이날 오후 부랴부랴 새로운 보도자료를 통해 추가 장애를 실토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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