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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부르주아의 유쾌한 사생활' 19세기 파리의 '모던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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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부르주아의 유쾌한 사생활' 19세기 파리의 '모던 라이프'

입력
2011.12.0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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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주아의 유쾌한 사생활/이지은 지음/지안출판사 발행·375쪽·2만4500원

연말 대목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백화점마다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트리 장식은 기본이고 평소 해온 광고와 카탈로그, 통신판매, 정찰제, VIP 모시기 등 온갖 마케팅 전략을 총동원해 지갑을 열라고 외친다. 이런 풍경은 언제부터 등장한 것일까.

시계는 200년 전인 19세기 프랑스 파리로 돌아간다. 여유 있는 부르주아들의 폼 나는 쇼핑 장소로 백화점이 생기면서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소비문화가 나타난 것이 바로 이 때다.

<부르주아의 유쾌한 사생활> 은 백화점 쇼핑 광풍 등 19세기 사람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고 유쾌하게 전한다. 구불구불한 골목길에 오물 천지이던 파리가 대대적인 도시계획을 통해 지금의 우아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탈바꿈하자 부르주아들은 거기에 걸맞은 모던 라이프스타일을 발명했다. 여가 문화를 바꾼 기차 여행, 첨단 산업기술 전시회로 폭발적 인기를 끈 파리 만국박람회, 극동의 낯선 나라 일본 문화에 대한 열광, 대중 스타로 떠오른 섹스 심볼 여자들, 왕실가구를 본뜬 럭셔리 가구로 집안 꾸미기, 고급 레스토랑을 찾는 미식가의 식도락과 스타 쉐프의 탄생 등이 이 시기 사람들을 사로잡은 근대의 풍경이다. 다분히 겉멋이 섞인 교양과 고상한 취미를 과시하며 근대 도시를 즐기던 부르주아의 생활방식이 오늘날 중상류층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책에 실린 500여 컷의 진귀한 도판은 당시 생활상을 더욱 실감 나게 전한다. 19세기 신문, 백화점 카탈로그, 미술사가 놓친 무명씨의 그림들,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박물관의 고문서실에서 찾아낸 사진과 자료 등 저자가 발품을 팔아 모은 것이다.

파리에서 장식미술사를 전공한 저자는 앤틱가구를 공부하다가 자연스럽게 그 물건들을 쓰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리하여 17, 18세기 귀족들의 생활상을 <귀족들의 은밀한 사생활> 로 써낸 데 이어 19세기 부르주아의 세계로 넘어온 결실이 이번 책이다. 호기심 가득한 눈길로 그 시절 삶을 들여다보는 저자의 친근한 화법 덕분에 편안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오미환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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