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멘토로 알려진 법륜 스님은 2일 "안 원장이 정치를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법륜 스님은 이날 경남도청 강당에서 열린 '희망세상 만들기' 행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한 뒤 "신당 이야기도 없었고, 다만 국민운동 같은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전날 신당 창당설과 강남 출마설을 전면 부인한 데 대해 부연 설명을 한 것이다.
그는 또 "기성 정치권이 환골탈태하지 못하면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오고 이마저 국민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면 국민들이 우후죽순처럼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신당'엔 일단 선을 그었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정치권이 '환골탈태'하지 않을 경우 '제3세력'이 등장할 여지가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한때 안 원장의 조언자로 알려졌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안 원장의 전날 발언과 관련해 "국민에 대한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윤 전 장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 원장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제 안철수연구소의 대표가 아니라 '중진 정치인'이 된 만큼 정치를 할 듯 말듯한 상태로 계속 가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정치를 할 생각이면 당연히 총선에 출마해서 자신의 정치적 구상에 대해 국민의 평가를 받는 것이 정도"라면서 "국회에서 정치현장을 경험해야 국가를 운영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수석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직에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고 야심이 있다면 아주 정직하게 국민들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학교에 딱 숨어서 밖에서 보이는 국민 지지도만 쳐다본다는 것은 정치를 하려는 사람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지 않은 이상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전제할 수밖에 없는 만큼 정정당당하게 국민 앞에 나와 검증 받는 게 정도"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조해진 의원도 "대통령후보는 한 달 정도면 본인 안팎의 모든 측면이 공개되는데 그것을 피해서 대통령이 된다는 생각은 우리 정치를 잘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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