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강원 고성 앞바다는 유난히 잔잔했다. 밤 공기를 가르고 내려 앉은 함박눈은 바다의 품 안에서 그냥 풀어져버렸다. 공현진항의 테트라포드 방파제가 없었더라면 밤새 내린 눈은 도둑처럼 알리바이를 주장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방파제에 쌓인 눈이 새하얀 것은, 공현진항 동방파제 등대가 유별나게 붉은 것은 밤새 내린 눈을 보듬어 안고 검푸르게 빛나는 동해가 있기 때문이다. 여행 칼럼니스트며 사진작가인 이태훈씨의 <하늘이 내린 선물-헬기에서 내려다본 한국의 사계> 226쪽. 눈빛 발행ㆍ264쪽ㆍ2만5,000원. 하늘이>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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