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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첫날 시청률 0%대 망신 선정적 보도에 강호동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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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첫날 시청률 0%대 망신 선정적 보도에 강호동 '날벼락'

입력
2011.12.02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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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특혜 속에 '1%를 위한 방송'이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출범한 종합편성(종편)채널의 첫날 성적표는 초라했다. 2일 시청률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종편의 프로그램별 시청률은 1%는커녕, 대부분 당초 예상보다 훨씬 떨어지는 0.2~0.5% 수준이었다.

글로벌 미디어? 초라한 시청률 ▶ 충격적인 방송·연예계… 더 적나라한 실상들

종편 4사 합동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개국쇼나 4년 만이라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인터뷰도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다. AGB닐슨 집계로 시청률 1%를 넘은 건 JTBC의 NEWS10(1.215%)이 유일했고, MBN의 개국특집 다큐멘터리 '엄마의 도전 사하라 사막에서 희망을 찾다'1부는 0.074%라는 굴욕적인 시청률을 얻었다. 인기 가수와 배우들을 대거 부른 공동 개국쇼 시청률도 0.3~0.8%에 그쳤다.

이쯤 되면 '글로벌 미디어의 탄생'이라며 호들갑을 떤 종편은 물론, 종편의 탄생에 극렬히 반대한 진영이 민망할 정도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조가 꾸린 '조중동방송 공동모니터단'은 "막상 뚜껑을 연 종편은 방송 준비부터 미흡하고 부실한 함량미달"이었다며 "이런 수준 이하의 졸속 방송을 갖고 무슨 배짱으로 개국을 밀어붙였는지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개탄했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큰소리 치던 종편들은 둘째 날인 2일에도 개국쇼를 비롯해 전날 방송한 프로그램들을 틀고 또 트는 무성의를 보였다. JTBC는 박근혜 전 대표 인터뷰가 녹음이 안돼 재녹화하는 소동을 벌인 게 뒤늦게 밝혀져 망신을 샀고, 전날 연달아 화면 사고를 낸 TV조선은 이날도 9시 뉴스 도중 자막 왼쪽 부분이 잘린 채 나가는 등 종편사들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들이 연발하고 있다.

'박근혜 띄우기' 등 보수 본색

방송의 공정성과 관련해 우려도 짙어졌다. 종편 4사는 1일 일제히 여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보수 신문들과 종편 4사 합작의 '박근혜 띄우기'가 본격화했다는 평이 뒤따랐다. KBS의 한 관계자는 "요즘 지상파도 망가졌다는 얘기를 듣지만 기계적인 균형이라도 맞추는데 반해 (종편은)해도 너무하더라"고 말했다. 특히 TV조선은 박 전 대표가 출연한 시사토크쇼에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라는 자막을 삽입해 네티즌들의 비웃음을 샀다.

종편들은 2007년 이후 언론과 처음으로 공식 인터뷰를 한 박 전 대표의 발언을 자사 신문에도 대서특필했다. 종편의 메인 뉴스 역시 신문의 보수논조를 그대로 가져왔다. TV조선은 9시 뉴스에서 '공짜의 역습'이라며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복지정책 때문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는 최근 조선일보가 시리즈로 내보낸 내용이다. 채널A도 신문 논조 그대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날치기 처리는 빼고 국회 내 몸싸움과 종로경찰서장 폭행 사건만 부각해 비판했다.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신문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조중동이 방송까지 가져 여론 독과점의 우려가 크다"면서 종편 4사가 보수 아젠다를 확대 재생산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그러나 "어제 뉴스로 봐서는 중요 아이템이나 지역뉴스가 누락되는 등 한마디로 깜냥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호동 '야쿠자 연루설' 선정 보도

종편이 시청률을 올리려 선정성에 기댈 것이라는 우려도 현실이 됐다. 그 탓에 잠정 은퇴 후 칩거중인 강호동이 날벼락을 맞았다. 채널A는 1일 메인 뉴스에서 강호동의 일본 야쿠자 연루설을 '단독'보도하며, 강호동이 참석한 23년 전 야쿠자 모임 영상을 내보내 충격과 논란을 던졌다.

2일 강호동 측은 "고등학생 시절 은사를 따라 식사하러 갔던 것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네티즌들은 "첫 특종이 23년 묵은 고딩시절 영상이라니 '야담과 실화' 수준이다" "양은이파 조폭두목 조양은 결혼식엔 조용기랑 이명박도 참석했는데 그것도 방송하라"며 비꼬았다.

강형철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종편이 시장에서 자신들을 각인시키고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쓸 것"이라며 "아무것도 아닌 물건(종편)이 괜히 시작부터 온갖 특혜를 받는 바람에 부각됐다"고 평했다.

인터넷에서도 종편의 개국 첫날 방송사고나 박근혜 띄우기, 선정적 보도 등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종편 출연 연예인을 비판하는 측과 반대편의 설전도 시끄러웠다. 소설가 공지영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종편 4사에 돌아가며 출연한 피겨 스타 김연아와 개국쇼에서 노래한 인순이를 싸잡아 비판해 논란이 일었다. 공씨는 김연아에 대해 '아줌마가 너 참 이뻐했는데 네가 성년이니 네 의견을 표현하는 게 맞다. 연아 근데 안녕!' '인순이님 걍 개념 없는 거죠 모'라고 언급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강지원 인턴기자(서울여대 언론홍보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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