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저자세와 화합을 표방해온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강공노선으로 선회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2일 노다 총리가 취임 3개월을 맞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노다 총리는 1일 기자회견에서 “소비세 증세 법안의 초안을 연말까지 만들겠다”며 “내가 선두에 서서 정부와 여당의 논의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사회보장, 세금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언급했다. 야당에게서 한입으로 두말한다고 비난 받았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는 “조기협상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논의를 가속화하고 싶다”고 설득했다. 일본 언론은 “지금까지 노다 총리의 행보와는 다른 강한 어조가 눈에 띄는 회견”이라고 평가했다.
당내 화합을 위해 기용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 측근과는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노다 총리는 취임 당시 친 오자와 인물인 고시이시 아즈마(輿石東) 참의원을 삼고초려 끝에 민주당 간사로 등용, 당내 살림살이를 맡기고 중요 정책에 대한 자문을 받아왔다. 하지만 TPP 참가와 소비세 증세 등을 두고 마찰이 잦자 고시이시 간사장의 의견을 배제하는 일이 많아졌다. 최근 야당으로부터 사임 추궁을 받는 야마오카 겐지(山岡賢次) 국가공안위원장과 이치카와 야스오(一川保) 방위장관도 오자와 인사들이다.
산케이(産經)신문은 “당내 계파를 중용하기 위해 발탁한 인사가 오히려 발목을 잡는 상황이 되자 노다 총리가 당혹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다 총리는 야당 수뇌부와의 모임에서도 “총리로서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며 협력을 당부하는 등 저자세로 일관하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미꾸라지처럼 일하겠다고 해 도조(미꾸라니) 내각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연약함만 부각되는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내각 지지율이 취임 당시 65%였으나 지금은 30%대까지 떨어져 국정 운영이 힘들어지고 있다”며 “당내 화합을 포기하는 대신 리더십이라는 카드를 내세워 반전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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