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계 원로이자 경기 수원시 봉녕사 승가대학장인 묘엄 스님이 2일 오전 9시 5분 봉녕사에서 입적했다. 법랍 67년, 세수 80세.
묘엄 스님은 조계종 통합 종단의 초대 총무원장과 2대 종정을 지낸 청담 스님의 속가 딸이자 6ㆍ7대 종정이었던 성철 스님의 제자다.
1931년 경남 진주에서 출생한 스님은 “내가 아는 것을 너에게 다 가르쳐 주겠다”는 성철 스님의 말씀에 따라 출가해 45년 월혜 스님을 은사로, 성철 스님을 계사로 사미니계를 받았다. 61년엔 통도사에서 자운스님을 계사로 비구니계를 받았는데, 비구니가 구족계를 받은 것은 정화종단 이후 처음이었다.
앞서 스님은 59년에 동학사에서 최초의 비구니 강사로 학인들을 가르치기 시작해 71년 수원 봉녕사에 정착, 승가대를 만들어 학장을 맡아 지금까지 8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99년 세계 최초의 비구니 율원인 금강율원도 개원했다. 그 해 10월 종정인 법전 스님으로부터 종단 사상 처음으로 비구니 최고 지위인 명사법계를 받았다. 2009년에는 비구니 전계화상으로 위촉됐다.
스님은 “마음공부는 상대적인 부처님을 뵙고 절대적인 나 자신을 찾는 것이다”라는 임종 교훈을 남겼다.
장례는 전국비구니회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봉녕사. 6일 오전 11시 영결식과 다비식이 치러진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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