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지진이 발생하기 수 일 전 두꺼비 96마리가 연못을 떠나 다른 곳으로 집단 이동한 이유가 밝혀졌다.
영국의 BBC는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과학자 프리드먼 프로인드와 영국 오픈대학교 생물학자 레이첼 그랜트가 이끈 연구팀이 지진 발생 수일 전 두꺼비들이 연못 물의 화학적 변화를 감지해 집단 이동했을 것이라는 가설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지진이 발생하기 이전에 엄청난 압력이 암석에 가해지는데 이때 지하수와 반응하는 하전입자(荷電粒子·전기적 성질을 가지고 있는 입자)가 방출되고 두꺼비 등 지하수 근처에 사는 동물들이 그 하전입자를 감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지진 감지 동물을 통해 지진을 예측하는 연구가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금까지 지진이 일어나기 전 동물들이 이상행동을 보인 사례는 많았지만 지진의 빈도가 낮고 관련 기초 자료가 적어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라퀼라 지진 발생 당시 박사논문을 준비하던 그랜트는 현장의 연못에 살던 두꺼비 96마리 모두가 다른 곳으로 이동한 사실을 발견하고 영국 동물학회지에 관련 소식을 전했는데, 암석의 화학적 변화를 연구하던 NASA 과학자들이 이를 보고 연락해 공동 연구가 이뤄졌다. NASA와 오픈대는 화학적 변화가 두꺼비 탈출과 연관이 있을지를 알아보기 위해 공동 연구를 시작했고 압력을 받은 지각의 암석이 화학반응에 영향을 미쳤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BBC는 전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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