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위대가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에 난입한 사건과 관련, 유럽연합(EU)이 이란의 일부 자산을 동결하고 관련 기업 등을 제재키로 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1일 보도했다.
EU 27개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담을 갖고 이란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끝에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143개 기업과 개인 37명의 여행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하기로 했다. 또 이란 정부의 일부 자산에 대한 동결조치에도 합의했다.
그러나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는 국가별 찬반이 엇갈려 합의에 실패했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데다 이란산 원유 수입량이 많은 그리스가 이란 원유 수입 금지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스페인도 이란 원유 수입 금지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30일 영국 정부는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 습격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런던 주재 이란 대사관의 즉각 폐쇄, 이란 외교관과 그 가족 전원의 48시간 내 출국 조치를 취했다.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는 테헤란 주재 자국 대사들을 불러 이란 시위대의 영국 대사관 난입 사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으며 노르웨이는 테헤란 주재 대사관의 폐쇄 방침을 발표했다. 역시 테헤란 주재 대사관의 폐쇄를 검토 중인 이탈리아도 테헤란 주재 자국 대사를 불러 들였다.
이란은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도 EU의 제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이란 외무부는 영국 정부의 이란 대사관 폐쇄 결정을 “성급하고 충동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란은 그러면서 테헤란 주재 영국대사관을 습격했던 시위대 11명을 검거 하루 뒤인 30일 밤 석방했다.
한편 미국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이란 시위대의 영국대사관 습격사건 후 트위터를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이란과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며 “이는 내 직관이며 그런 직관은 자주 들어 맞았다”고 CBS방송에 말했다.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이 기회주의자여서 미국을 추락시킬 이란과의 전쟁을 재선을 위한 길로 보고 있다”며 “그는 협상가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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