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해외 진출을 선언한 정대현(33ㆍ전 SK)과 이대호(29ㆍ전 롯데)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이대호는 6일 오카다 오릭스 감독까지 내한한 가운데 성대한 입단식이 예정돼 있다. 2년간 무려 7억엔(약 105억원)의 파격적인 조건. 반면 볼티모어 입단을 눈앞에 뒀던 정대현은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이 아닌 것으로 알려지며 국내유턴을 고심 중이라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정대현-25인 개런티 아닌 40인 계약 제시 받은 듯
정대현은 지난달 21일 볼티모어 입단 소식을 스스로 국내 언론에 전하면서 "메이저리그 계약이다. 연봉은 2년간 320만달러(약 36억원)"라고 밝힌 바 있다. 깜짝 놀랄 만한 조건이다. 현지 언론은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가 지난 뒤 메디컬테스트만 남겨 놓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1일 볼티모어 소식에 정통한 볼티모어선에 따르면 정대현이 제시 받은 계약은 '주전 개런티'가 아닌 40인 로스터 계약. 물론 스프링캠프를 통해 기량을 인정받을 경우 개막 25인 로스터에 포함될 수도 있지만, 말 그대로 '보장'은 아닌 것이다. 최악의 경우 영영 메이저리그 진입 기회를 못 잡아도 할 말이 없다. 반대로 애초에 메이저리그 계약을 한 선수는 부상을 당하지 않는 이상 25인에서 빠질 수 없다. 결국 정대현이 볼티모어의 계약 조건을 잘못 이해했든지, 40인 로스터에서 출발하는 계약을 별다른 부연 설명 없이 메이저리그 계약이라고 표현했든지 둘 중의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정대현이 고심을 하게 된 이유는 25인 보장 계약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대현은 지난달 미국 진출 의지를 밝히면서 "메이저리그 계약이 아니면 미국 진출을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계약은 맞지만 주전으로 뛸 수 있는 25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그간 볼티모어는 정대현의 입단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메디컬 테스트 진행 절차 때문이라고 해명해 왔다. 그러나 차일피일 미뤄지는 이유는 결국 계약 조건 때문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 신문은 "메디컬테스트의 지연 문제가 아니다. 정대현이 한국과 볼티모어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볼티모어의 댄 듀켓 단장은 "정대현이 일주일 안팎으로 결정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40인 로스터의 미국 무대에 도전하느냐, 주가가 치솟을 국내 유턴이냐는 정대현의 몫이다.
이대호-6일 부산서 입단 회견, 감독 이례적 참석
한국 최고의 4번 타자를 잡은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가 이대호의 명성에 맞는 극진한 대우를 해준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는 1일 이대호가 오릭스와 2년간 7억엔(약 105억원)의 계약조건에 합의, 6일 고향인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연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오릭스는 이대호의 입단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며, 구체적인 계약 조건도 공개한다.
특히 기자회견에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이 직접 참석해 눈길을 끈다. 앞서 일본 무대에 진출한 김태균(2009ㆍ지바 롯데)과 이승엽(2010ㆍ오릭스)의 경우, 모두 한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감독이 참석한 적은 없었다. 이대호에 대한 오카다 감독의 기대치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 동안 오카다 감독은 이대호에게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팀에는 오른손 거포가 필요하다"며 "이대호가 첫 번째 후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뒤 "내년 4번 타자는 이대호"라고 언급해 화제가 됐다.
스포츠호치는 "현장의 최고 책임자가 해외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대호에 대한 오릭스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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