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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지탱하던 '허리'들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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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지탱하던 '허리'들이 무너진다

입력
2011.12.0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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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의 허리인 중견 건설업체들이 무너지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발목이 잡힌 중견건설사들이 잇따라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건설업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토목위주 사업으로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건실했던 기업들마저 잇따라 쓰러져 업계의 충격이 더 크다.

1일 대한건설협회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상위 100대 건설사 가운데 워크아웃ㆍ법정관리를 신청했거나 진행중인 건설사는 모두 24곳. 이 가운데 지단달 30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대림산업 계열 건설사 고려개발㈜과 2주전 법정관리를 신청한 임광토건 등 올해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가 9곳에 달한다.

주택시장 부진이 단초

중견건설사 몰락의 단초는 주택시장 침체에서 찾을 수 있다. 주택사업에 주력해온 중견 건설사들이 저조한 분양으로 만기가 돌아온 PF 대출을 갚지 못하고 경영난이 악화되면서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를 선택하고 있다.

벽산건설과 LIG건설, 동일토건, 월드건설, 동문건설 등이 워크아웃 신청 당시 주택사업 비율이 70%를 넘을 정도로 주택 비중이 높았던 회사들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주택사업과 관련 PF규모가 60조원대(올 3분기 기준)이고 PF 연체율도 7%대에 달하고 있어, 앞으로 건설업계의 워크아웃ㆍ법정관리 행(行) 도미노 사태 발생 가능성이 크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경기 부침의 영향이 큰 주택사업을 전문으로 해온 중견 건설사들이 부동산 시장침체 이후 토목 관급공사로 전환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기존 실적이 충분치 않은 경우 공공공사 수주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변신이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토목 중심 건설사도 안심 못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공 토목공사 중심의 건설사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최근 워크아웃을 신청한 고려개발㈜과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한 임광토건 등은 모두 토목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업체들. 올해 4월 주택개발사업 PF지급보증 문제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가 철회했던 삼부토건 역시 분양사업은 8%에도 못미치는 토목 전문 건설사였다.

줄어드는 공공공사 발주와 입찰방식이 토목 중심 건설사의 최대 위협요인이다. 내년 사회간접자본시설(SOC)에 투입되는 발주 예산은 22조원으로, 2009년과 2010년 25조원에서 올해 24조원 등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또 최저가 낙찰제 확대와 공공발주기관의 원가심사 강화 등으로 공사를 따더라도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도 건설업계 경영난엔 부담이 된다. 실제로 11개 대형 건설회사가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2007년 8% 수준을 유지하던 공공 토목 영업이익률(11개사 평균)은 지난해 3%대로 떨어졌다.

토목 중심의 건설사들이 주력인 공공부문에서 발주가 줄어들자 주택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고자 했던 시도도 자충수가 되고 있다. 고려개발과 임광토건은 줄어든 토목공사 비중을 채우기 위해 주택사업으로 눈을 돌렸다가 PF 복병을 만나 재무 위기에 처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분양사업 부진과 미입주 증가, 공공공사 발주 및 예산 감소 등으로 건설사들의 수입은 줄어드는 반면, 감소한 유동성을 채우기 위한 회사채 발행과 차입 등에 대한 금융비용은 증가하면서 경영지표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이런 위협에 대형 건설사보다 중견ㆍ중소건설사가 더 많이 노출돼 있다"고 전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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