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는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넘실댄다.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등장했고, 밤이면 화려한 조명이 거리를 비춘다. 매년 12월은 연말 모임 약속으로 점령당하기 일쑤이지만, 최근에는 밖에서 떠들썩하게 모임을 갖기보다 저물어가는 한 해를 조용히 정리하며 가족이나 친구들과 아늑한 분위기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다. 집에서 오붓하게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트리 없이도 효과적인 크리스마스 인테리어와 간단하지만 근사한 파티 요리 레시피를 소개한다.
◆은은한 양초와 빨간 포인세티아로 근사하게
양초의 은은한 불빛은 공간에 온기를 불어넣고 사람에겐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고급스럽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내는 데 손색이 없어 크리스마스 인테리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떨어지는 촛농이 걱정된다면 투명한 용기에 물을 담고 티라이트(tealight·작고 납작한 장식용 양초)를 띄우면 된다.
양초와 리스를 함께 장식하면 간단하지만 근사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까사스쿨 플라워팀 허윤경 과장은 "여러모로 활용하기 좋은 크리스마스 아이템은 바로 리스"라며 "벽이나 문에 걸어도 좋고, 테이블 위에 놓고 가운데 초를 놓으면 센터피스로도 쓸 수 있다. 아로마 향초와 함께 매치하면 이색적인 크리스마스 소품이 된다"고 설명했다. 가장 손쉬운 리스는 리스 틀과 소나무 가지, 솔방울, 각종 크리스마스 장식과 글루건만 있으면 된다. 리스 틀에 소나무 가지와 솔방울, 다양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조화롭게 배치하고 글루건으로 고정하면 완성. 벽이든 테이블이든 바닥에 닿는 부분은 평평해야 하니 방향만 잘 잡아주면 된다.
리스를 양초와 함께 장식할 때는 양초에 색감이 거의 없는 기본 디자인이 적당하다. 리스의 색감과 디자인이 도드라져 양초까지 강렬한 색채를 띤다면 어수선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양초와 리스를 테이블 센터피스로 활용할 경우, 홈 파티 음식 냄새와 섞일 우려가 있으니 강한 향의 아로마 향초는 피하는 것이 좋다. 자주 환기할 수 없는 겨울철에는 일반 파라핀 양초보다는 꿀벌의 벌집에서 얻은 밀랍과 같은 천연 재료를 이용한 수제 양초가 좋다.
크리스마스에는 붉은 색과 초록 잎이 황홀한 조화를 이루는 포인세티아도 빠질 수 없다. '축하합니다' '나의 마음은 타고 있습니다' 등의 꽃말을 담고 있지만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피를 상징하며 크리스마스 시즌에 자주 사용되는 식물이기도 하다. 포인세티아는 추위와 어둠을 잘 견디기 때문에 볕이 안 드는 실내에서 키우기에도 적합하다.
크리스마스 인테리어를 위해선 단촐하게 한 포기만 화분에 담아도 좋지만 여러 포기를 묶어 연출하면 별다른 장식 없이도 강렬하고 화려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낼 수 있다. 특유의 붉은 색감이 난로를 켜둔 것처럼 따스한 느낌을 주면서도 식물의 생기가 그 자체로 아름답다.
이때 화분에 겨울옷을 입히듯 커버링을 하면 한층 고급스럽다. 블랙이나 초콜릿 계열의 얇고 하늘하늘한 티슈 페이퍼나 재생지 느낌의 연갈색 크라프트 종이를 2, 3장 겹쳐 감싸고 리본이나 노끈으로 묶어주면 부피감이 풍성하게 살아난다. 티슈 페이퍼 대신 면이나 린넨 등의 천이나 펠트, 두꺼운 실을 이용해도 괜찮다.
◆샐러드와 간단한 오븐 요리로 맛있는 파티를
특별한 날 밥과 찌개보다는 홈 파티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켜줄 요리를 준비해보자. 홈 파티 요리는 불 조절의 어려움이 없고 한번에 많은 음식을 준비할 수 있는 오븐 요리가 적당하다.
레드키친 대표 안종성 쉐프는 구운 토마토와 버팔로 모짜렐라 샐러드, 가지캐비어 브루스케타, 소갈비살 스테이크와 발사믹 버섯볶음을 제안했다. 집에서 만들기에 부담스럽지 않고 파티 분위기에도 잘 어울리는, 깔끔하면서도 풍미가 있는 요리다.
"치즈는 딱딱한 것과 부드러운 것이 있는데, 샐러드를 만들거나 집에서 요리하기에는 부드러운 치즈가 적당하다. 대표적인 것으로 리꼬타 치즈나 버팔로 모짜렐라 치즈는 오븐에 살짝 녹여 먹으면 풍미가 더욱 좋아져 파티 음식으로 더없이 좋다"고 안 쉐프는 설명했다.
가지캐비어 브루스케타는 가지를 이용한 요리. 캐비어는 소금에 절인 철갑상어 알을 가리키지만, 여기에선 가지 씨가 캐비어와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한식은 보통 가지를 주로 껍질째 나물로 무쳐 먹지, 가지캐비지처럼 가지 속을 활용한 음식은 생소한 편이다. 가지캐비어는 샌드위치에 넣어 먹어도 좋다.
1. 핑크 포인세티아와 양초를 이용한 초간단 테이블 피스
재료
핑크 포인세티아, 미니장미, 튤립, 다정금, 플로럴 폼 리스틀, 양초
만드는 법
1. 리스 형태로 나온 플로럴 폼을 물에 적셔 준비해 놓는다.
2. 플로럴 폼에 삼등분 표시를 하고 표시 지점 세 곳에 포인세티아를 한 다발씩 꽂는다.
3. 포인세티아 사이사이에 미니장미와 튤립을 번갈아 꽂는다.
4. 포인세티아와 꽃으로 장식한 플로럴 폼의 빈 부분은 다정금으로 채운다.
5. 센터피스 안쪽을 손으로 다듬어 동그랗게 모양을 잡아준다.
6. 중앙에 초를 넣어 마무리한다. 초에 리본을 묶거나 바닥에 케이크 받침이나 접시를 엎어 그 위에 올리면 색다른 느낌을 낼 수 있다.
2. 구운 토마토와 버팔로 모짜렐라 샐러드
재료 (2인분)
토마토 1개, 버팔로 모짜렐라 치즈 60g, 바질오일 10ml, 발사믹 소스 10ml, 새 순 야채, 방울토마토, 프로슈토햄, 오레가노 약간, 소금, 후추 *'꽃박하'라고도 불리는 오레가노는 톡 쏘는 박하 향이 특징인 향신료다.
만드는 법
1. 두툼하게 썬 토마토 위에 소금, 후추, 오레가노, 올리브유를 뿌리고 150도의 오븐에 15분간 구워낸다.
2. 토마토가 거의 구워질 즈음, 두툼하게 썬 버팔로 모짜렐라 치즈를 토마토 위에 올려 살짝 녹여준다.
3. 준비된 토마토와 치즈를 접시에 가지런히 깔고 바질 오일을 바른 뒤 새순 야채와 방울토마토, 프로슈토햄을 자연스럽게 올려준다.
4. 마지막으로 발사믹 소스를 뿌려 내놓는다.
3. 가지캐비어 브루스케타
재료 (2인분)
가지 2개, 호밀빵 1개, 홀그레인 머스타드 30g, 소금 후추 약간, 다진 양파 30g *홀그레인 머스타드는 겨자씨를 거칠게 부숴 식초와 향신료를 첨가해 만든 소스.
만드는 법
1. 가지는 반으로 자르고 사선으로 칼집을 낸 후 소금, 후추, 올리브유를 뿌리고 170도의 오븐에서 약 20분간 노릇하게 굽는다.
2. 구워낸 가지를 숟가락으로 부드러운 속만 파낸 다음 다진 양파, 홀그레인 머스타드, 소금, 후추로 간하고 으깬다.
3. 양념해서 으깬 가지 속을 빵에 바르고 파마산 치즈를 뿌려 완성한다.
4. 소갈비살 스테이크와 발사믹 버섯볶음
재료 (2인분)
소갈비살 200g, 로즈마리 2줄기, 소금, 후추, 양송이ㆍ새송이ㆍ황금팽이 등등의 버섯 믹스, 발사믹 소스 10ml, 스테이크 소스
*스테이크 소스 만드는 법 : 시중에서 파는 스테이크 소스 100g에 우스터 소스 50g, 타바스코 20g, 돈까스 소스 30g, 레드와인 50ml, 오레가노, 통후추를 약간 넣고 걸쭉해질 때까지 끓이면 맛있는 스테이크 소스가 완성된다.
만드는 법
1. 소고기는 사선으로 칼집을 넣고 소금, 후추, 올리브유, 로즈마리에 잠시 재워둔다.
2. 재운 소고기를 프라이팬에 육즙이 나올 정도로 구운 다음 스테이크 소스를 바르고 200도의 오븐에 5분간 익힌다.
3. 버섯은 소금, 후추로 간을 하여 올리브유를 두른 프라이팬에 볶다가 발사믹 소스를 뿌린다.
4. 익힌 고기를 접시에 담고 위에 버섯을 올려 완성한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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