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입성이 코앞이다. 여의도까지 남은 거리는 91.3Km. 국토를 종단하며 달려온 379km에 비하면 반나절 코스에 불과하다. 제57회 부산~서울대역전경주대회(경부역전마라톤)에 참가중인 8개시도 철각들이 1일 오후 충남 천안시에 안착했다.
이날 오전 10시 대전종합운동장을 출발한 선수들은 8개 소구간 77.1km레이스에서 4개의 구간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닷새째를 맞이한 일정에서도 전혀 피곤한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충북팀의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충북은 이날 대전~천안구간을 합계 4시간11초에 골인해 종합기록 19시간56분21초로 경기도(20시간02분34초)를 6분13초차이로 제치고 대회 6연패에 청신호를 켰다. 경기는 4소구간(연기~조치원8.8km)에서 최영돈이 레이스 도중 근육경련을 일으켜 3분 이상을 걷는 바람에 충북에 턱없이 밀렸다. 최영돈은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해 어깨 끈을 건네줬다. 서울은 20시간13분18초로 3위를 지켰다.
두려움을 모르는 두 고교생 손명준(충북)과 김태진(서울)의 질주가 돋보였다. 손명준은 경부역전마라톤 최장코스인 1소구간(대전~유성13.3km)에서 실업팀 형들을 따돌리고 당당히 1위로 골인했다. 이에 자극 받은 같은 팀 선배 류지산과 김재민 김성은이 각각 2,4,6소구간을 휩쓸었다. 김태진의 도전정신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배문고 1학년 김태진은 2소구간(유성~대평리10.8km)에서 각 팀의 에이스들과 맞대결, 3위에 올라 주목을 끌었다. 조남홍 배문고 감독은 "태진이가 먼저 손을 들고 형들과 겨뤄보고 싶다고 말했다"며 당찬 기세를 높이 평가했다. 김태진은 조 감독이 직접 발굴한 선수다. 조감독이 수 년전 제주 서귀포에서 팀을 이끌고 동계 합숙훈련을 할 때 우연히 눈의 띄어 제자로 삼은 것이다. 조 감독은 "태진이가 초등학생 때였는데 뛰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아 부모를 설득해 서울로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벌써부터 태진이에 대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온다"며 "김태진이 성장하는 모습을 잘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백승호(전남)는 7소구간(전의~소정리11,5km)에서도 1위를 차지해, 이날 현재 자신이 출전한 4개 소구간(구간신기록 2개 포함)을 모두 휩쓰는 저력을 보였다.
천안=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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