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 정재영 주연의 영화 '글러브'는 국내 유일의 청각장애인 고교야구팀인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의 실제 이야기를 극화해 만든 작품으로 지난 1월 개봉해 전국 190만 관객을 모았다. '글러브'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허구인 반면 2일 밤 11시 15분 방송하는 MBC 스페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 1부'에는 실제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2002년 창단 이래 9년간 전국대회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는 53개 전국 고교야구팀 중 맨 꼴찌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야구를 해온 포수 길원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청각장애인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좌익수 준석이는 일반 학교에서 청각장애인 학교로 처음 전학 왔을 땐 적응에 어려움을 느꼈지만 야구부 주장을 맡으며 바뀌기 시작했다.
경진, 원진, 의강 그리고 현배는 중3 때 성인 동영상을 보다 걸린 뒤 졸지에 야구부원이 된 '야동클럽'이다. 지금은 '야동'보다 '야구'에 푹 빠졌지만 아직은 실수투성이다. 이들이 즐겁게 야구를 할 수 있는 건 든든한 지원군이 있어서다. 합숙을 할 때면 야구복 손빨래는 물론 보약까지 지어주는 장명희 교장수녀와 아이들이 야구를 통해 세상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 박정석 야구부장 교사가 그들이다.
올해부터 주말리그로 바뀐 전국대회에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는 천안북일고, 광주일고, 군산상고 등 최강 고교야구팀을 상대로 12경기를 치른다. 이들의 꿈은 영화 '글러브'에 그려진 것처럼 '1승'이다. 윤미현 PD는 성심학교 야구부와 1년을 함께 보낸 기록을 완성한 뒤 "시청자들이 청각장애인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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