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현직 부장판사 "불평등FTA 사법부 나서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현직 부장판사 "불평등FTA 사법부 나서야"

입력
2011.12.01 12:13
0 0

현직 부장판사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사법주권을 침해한 불평등 조약일 수 있다"며 재협상을 위한 사법부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취지의 글을 법원 내부게시판에 올렸다. 이미 결론이 내려진 정부 정책에 대해 법관이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사실상 개정하자는 뜻을 밝힌 것은 사법부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최근 법관들이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잇달아 한미FTA를 비판한 데 이어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김하늘(43ㆍ사법연수원 22기)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1일 법원 내부게시판 '코트넷'에"한미 FTA에 관한 기획토론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여러 독소조약을 품고 있고 특히 우리 사법주권을 명백히 침해한다는 점, 일방적으로 불리한 불평등 조약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동의하게 됐다"는 글을 올렸다.

김 부장판사는 "FTA도 하나의 계약이고, 계약이 불공정한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은 법원의 전문영역이고, (따라서) 법률의 최종적인 해석권한을 갖고 있는 사법부가 어떠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네거티브 방식의 개방 등 다섯 가지 항목을 조목조목 따지면서 자신의 주장의 근거를 들었다.

김 부장판사는 "불공정한 독소조항이 있다면 이를 명확히 해 재협상 테이블에서 해당 부분을 제대로 고쳐야 하지 않겠는가? 법원이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제안에 공감하는 판사들이 있다면 댓글을 기재해달라며, 한 달 안에 100명을 넘어서면 태스크포스(TF) 구성 청원문을 만들어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직접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TF의 연구과제는 한미 FTA에 불공정 요소는 없는지, 있다면 어떤 식으로 바로잡아야 할지 등이 될 것"이라며 "(연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민의 의구심과 사회적 갈등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이고, (나도) 한 치 이의 없이 승복하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글에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이미 100건 이상의 찬성 댓글이 달렸다.

한편 양승태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최근 불거진 판사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 논란을 의식한 듯 "법관은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하되, 여기서 양심이란 우리 사회의 건전한 상식에 기초한 보편 타당한 것이어야 한다"며 "독특한 신념에 터 잡은 개인적인 소신을 법관의 양심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