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인 동국대가 일부 개신교도들에 의한 과도한 교내 선교활동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동국대 소속 사찰인 정각원은 최근 학교 홈페이지에 ‘동국가족께 알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훼불 등 독선적이고 불법적인 선교행위를 묵과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교내 선교 활동에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동국대 관계자는 1일 “본교 학생도 아니면서 최근 수험생ㆍ감독관 이외에는 들어갈 수 없는 대학입시 수험장에 미리 들어가 선교 포스터를 부착했다”며 “이 밖에도 세미나 목적 등을 내세워 다른 학생들의 이름으로 강의실을 빌린 뒤 선교활동을 하거나 화장실 등에 선교 포스터를 수시로 붙이는 등 기독교의 선교 활동이 묵과할 수 없는 수위에 달했다”고 말했다.
팔정도 불상에 붉은 페인트로 십자가를 긋고,‘오직 예수’라고 적어 놓거나 정각원 법당 안에 대소변을 배설하고 문짝을 파손한 일, 제등행렬에 사용할 코끼리 등(燈)에 불을 지른 행위 등의 사례도 학교가 강력 대응에 나선 근거로 소개했다. 지난 9월에는 20대 여성 2명이 승복 차림을 한 스님에게 개종을 집요하게 권해 마찰을 빚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대의 이 같은 움직임에 기독교 측은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한 교회 목사는 “동국대에서 일어난 일이 기독교인에 의한 소행으로 확인되지도 않았다”며 “기독교의 선교 행위를 매도했다”고 비판했다.
박광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공동대표는 “다종교 국가 중 우리나라만큼 비기독교인으로 사는 데 불편하고 피곤한 곳이 없다”며 “상대방의 종교도 인정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아쉽다”고 말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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