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궂은 날씨 속 5만여명, 나꼼수와 함께 "FTA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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궂은 날씨 속 5만여명, 나꼼수와 함께 "FTA 반대"

입력
2011.11.3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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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가 30일 새로운 형식으로 진화했다. 집회 시작 9일째인 이날 인기 팟캐스트 방송인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가 특별공연 형식으로 시민들을 끌어모았다.

오후 7시30분부터 공연이 시작된 서울 여의도문화공원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5만여명(주최측 추산ㆍ경찰 추산 1만6,000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국민 모두에게 헌정하는 버라이어티 가카 헌정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열린 나꼼수 행사였다.

지난 4월 말 첫 방송을 시작한 나꼼수는 네티즌과 스마트폰 이용자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씨와 정봉주 전 국회의원, 시사인 기자 주진우씨, 라디오PD 출신의 시사평론가 김용민씨가 매주 한 차례씩 진행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초대 가수 공연, 나꼼수 출연진과 초대 손님의 토크쇼 등이 3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무대에 오른 김어준씨가 "FTA는 생각보다 장기전이 될 것 같다"며 "안 지치게 싸울 수 있도록 나꼼수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하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1, 2부에서는 소설가 공지영씨 등 게스트가 출연, 크리스마스 캐럴 '울면 안돼'를 패러디한 '쫄면 안돼'라는 노래를 부르며 검찰과 경찰, 정부가 기득권을 위해 시민 위에 군림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FTA 비준안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의 명단으로 만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김용민씨는 조현오 경찰청장 성대모사를 하며 "경찰이 수사권 뺏겨 난리라고 하는데 경찰에겐 물 수(水)자에 쏠 사(射)자를 쓰는 수사권이 있지 않느냐"며 FTA 반대 시위를 진압하는 데 동원된 물대포를 풍자했다.

한미 FTA 관련 내용은 3부에 집중됐다. 정봉주 전 의원은 "FTA가 통과되는 날 대한민국도 울었다. 정치인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최전방 공격수로 이기는 싸움을 하겠다"고 말했다. 주진우씨는 "국회 속에 국민은 없고 이명박 정부 속에도 국민은 없다"며 FTA비준안 처리를 비판했다.

평소 나꼼수를 즐겨 듣는다는 대학생 김소연(22)씨는 "인터넷으로 들을 때보다 현장에서 직접 들으니 훨씬 더 재미있다"며 "한미 FTA를 우려하는 국민들의 생각이 정부에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돌발 상황에 대비해 45개 중대 3,600명을 행사장 주변에 배치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3일에는 10만명 참가를 목표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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