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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마 대학생 합동단속 현장 가보니/ 수사팀 떠도 못 본척…하루에 회원 30명씩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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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마 대학생 합동단속 현장 가보니/ 수사팀 떠도 못 본척…하루에 회원 30명씩 늘어

입력
2011.11.3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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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업체 밀집지역인 서울 송파구 마천동의 5층 빌딩. 3층은 대학 강의실처럼 꾸며져 있고 40여명의 20대 청년들이 교육을 받고 있었다. 다단계업체인 E사가 이른바 거마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다단계 판매방식과 회원모집 방법을 설명하는 교육현장이다. 20대 후반의 E사 직원은 들어온 지 4일 밖에 안 된 이들 교육생들에게 "모든 일은 사람으로 장사하는 것, 사람이 없으면 이윤을 추구할 수 없다"며 열변을 토했다. 교육생 중 한 명이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뒤편에 있던 '사업가'(교육생을 데려 온 사람)가 "왜 수업을 제대로 안 듣느냐" 며 마음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게 했다.

강당처럼 넓은 4층 회의장에는 15~20명씩 6개조로 모여 앉아 그룹 토론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2층 휴게실 한쪽 벽면에는 다단계 판매제품인 건강보조식품들이 벽장 속에 잔뜩 진열돼 있었다.

29일 오후 공정거래위원회와 서울 송파경찰서 다단계특별수사팀으로 구성된 합동단속반 4명이 실태파악을 위해 E사의 다단계 판매교육 현장을 찾았을 때 E사 직원이나 대학생들은 별다른 동요조차 하지 않았다. 다단계 판매교육이 무슨 죄라도 되느냐는 표정이었다.

이 업체는 지난 9월 경찰의 단속으로 방문판매법 상 금지행위를 일삼은 혐의로 대표 등 임직원 4명이 구속되고 153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또 대학생들을 유인, 합숙소에 가둬놓고 욕설 및 협박으로 물품 판매를 강요한 데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과 함께 19억4,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단계 판매행위를 계속하고 있었다. 그만큼 수요가 끊임없이 생기고 돈벌이가 된다는 뜻이다. 공정위 조사에서 E사는 부모 돈이나 대출을 통해 물품을 강제 구매토록 해 대학생 등 4,118명에게서 모두 192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한 단속반원은 "지난 9월 이 곳을 들렀을 때보다 교육생들이 훨씬 더 늘어난 것 같다"며 "아무리 단속을 해도 소용이 없다"고 답답해했다. 하루에 회원이 30명씩 늘어나는 판이라고도 했다. 단속을 나온 공정거래위 조사관은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워낙 어렵고 부모에게 돈을 타 쓰기도 미안한 상황에서 6개월에 1,000만원을 쉽게 번다고 하니 불법다단계에 빠지는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허경주기자 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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