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비무장지대) 일원은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위해 유엔에도 협조를 요청했고 전문가들이 적극 노력하고 있어요.”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30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한국일보와인터뷰를 갖고 이렇게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9월 유네스코에 ‘DMZ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신청했는데, 가부는 내년 7월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 프로그램 국제조정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은 네트워크 규약에 따라 생물다양성 보전과 주변지역의 지속가능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114개국 580여개가 지정돼 있다.
보코바 총장은 “북한 역시 문화 유산 보존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네스코 교육 사업에 북한이 참여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초대를 받았던 만큼 방북 의사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6일 부산에서 열린 세계 인문학 포럼 ‘청소년 콘서트’에 참석하기위해 방한한 그는 12월1일까지 개최되는 부산세계개발원조 총회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나라 청년들과의 첫 만남에서 긍정적 에너지를 느꼈다고 전했다. “세상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감동을 느꼈고, “그런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고, 일상 속 변화에서 출발하는 게 좋다”는 답변을 전달했다고 했다.
또 방한 중 잠시 틈을 내 경주를 방문,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와 석굴암, 양동마을 등을 찾아 잘 보존된 문화 유산을 보며 크게 놀랐다고 했다. 보코바 총장은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문화 유산을 잘 보존하고 있고 이를위한 유네스코 활동에도 적극 참가해 모범으로 삼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국가의 문제이기도 한 문화 유산의 관광화 및 상품화는 지양해야할 것”이라고 쓴소리도 했다. “세계화 시대에 문화 유산을 보존하는 일은 더욱 중요합니다. 그것들이 담고있는 가치는 공동체 사회에 자존감과 정체성, 자신감을 되찾아 줄 겁니다.”
2009년 여성 최초로 유네스코 사무총장에 선출된 그는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리더로 손꼽힌다. 유네스코가 문화 유산을 지키는 일 외에도 다양한 업무를 추진하는 만큼 그의 보폭은 꽤 넓다.
유네스코가 지향하는 가치를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그에게도 최근 ‘위기’가 찾아왔다. 미국 정부가 10월 말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회원국 정식 가입에 대한 불만으로 11월분 회비 6,000만 달러의 납부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미국은 유네스코 예산의 약 22%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보코바 총장은 긍정적 마인드를 강조했다. “팔레스타인이 유네스코 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미국이 예산 지원을 끊은 것은 ‘팔레스타인이 가입된 단체에 지원하지 않는다’는 자국 법률에 따른 것이지, 유네스코와의 협력 관계를 중단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미국은 예산 외에도 교육, 표현의 자유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네스코와 협력 중인 중요한 국가입니다.”
그는 “미국 의회에 협조를 구하기도 하겠지만 오히려 이번 일을 (유네스코) 예산과 관련한 개혁의 전환점으로 삼는 노력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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