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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원조총회 ‘정치선언문’ 발표/ "선진국, 금융위기 이유로 원조 줄여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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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원조총회 ‘정치선언문’ 발표/ "선진국, 금융위기 이유로 원조 줄여선 안돼"

입력
2011.11.3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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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구호 물자가 답지하던 곳에서 60여년 만에 세계 5대 무역항으로 탈바꿈한 부산에서 30일 국제 원조에 관한 새로운 합의의 틀인 ‘정치선언문’(political statement)이 발표됐다. 단순히 주는데 그치는 원조가 아니라 수혜국의 지속적 성장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원조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데 부산세계개발원조총회에 참석한 세계 160여 개국의 정부 대표가 뜻을 함께 한 것이다.

이날 총회에서 발표된 선언문은 1일 채택될 총회 결과 문서인 부산선언의 예고편 형식으로 공여국 주도에서 수혜국 중심으로 전환되는 원조 체제의 변화 방향성을 담고 있다.

특히 선언문에 ‘다양한 포용과 새로운 개발주체들의 역할을 인정한다’고 명시한 것은 국제 원조체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심에서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브릭스’(BRICs) 신흥국들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대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참석자들은 선언문에서 ▦주인의식 ▦성과지향 ▦투명성 ▦책임성 등을 원조 정책의 4대 원칙으로 제시했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 행동 강령을 담은 4대 계획도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총회에서 “전 인류의 공생 발전을 위해 모든 개발 협력 파트너들이 공동의 과제를 꾸준히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의 성공 비결은 부모가 끼니를 거르는 가난 속에서도 자녀 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기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교육의 힘”이라면서 “한국은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개도국과 나누면서 함께 협력하고 성장하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열린 대표단과의 오찬에서 “한국이 무상원조를 받을 때 부산항을 통해 물품이 들어왔는데, 이젠 부산이 원조를 주는 항구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기조연설에서 “선진국은 금융 위기와 그에 따른 긴축 정책 등을 이유로 원조를 줄여선 안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총회 등 이날 개최된 각종 회의 석상에서는 여성에 대한 원조 필요성이 집중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개발은 외교ㆍ국방과 함께 미국의 주요 의제”라고 전제한 뒤 “앞으로 개도국 경제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이 원조의 중심이 돼야 할 것”이라고 여성의 역량 강화에 원조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라니아 알 압둘라 요르단 왕비도 “번영 창출의 원조가 되려면 교육에, 그것도 여성과 소녀의 교육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국무장관으로는 처음으로 세계개발원조총회에 참석한 클린턴 장관은 이날 이 대통령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잇따라 만나 북한이 평화와 비핵화로 가는 구체적 조치를 취해야 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의 유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29일 저녁 입국한 그는 이날 오후 미얀마로 떠났다.

부산=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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