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독립다큐관'이 포획된 야생동물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 '작별'을 1일 밤 12시 5분 방송한다. 로드킬에 대한 다큐멘터리 '어느날 그 길에서'(2006)를 연출한 황윤 감독의 첫 번째 작품으로 2001년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 운파상, 제7회 야마가타 다큐멘터리영화제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국내 극장에선 2008년 개봉됐다.
영화는 겨울 한 철 동안 감독이 만난 야생의 동물들, 그리고 그들을 보살피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감독이 되도록 과장 없이 표현하려 한 화면에 비치는 동물들의 모습은 고통에 차 있다. 점점 더 큰 고통을 받으며,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사라져가고 있는 한반도 야생동물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보여진다. 모든 생명은 본능뿐 아니라 감정과 영혼을 가진 존재라고 영화는 대사 없는 목소리로 전한다.
겨울이 시작될 무렵 혜진은 동물원에서 자원 봉사를 시작한다. 동물들에게 이름을 붙여 주고, 말을 걸고, 장난을 치며 친구나 동생처럼 대한다. 하지만 동물들은 하나 둘 병들어 간다. 근친 교배로 태어난 호랑이 크레인도 건강하지 못하다. 크레인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혜진은 안타까워한다.
수의사 영준은 자원봉사로 야생동물을 구조하러 다닌다. 생태계의 미래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영준은 시간이 날 때마다 산과 들, 강으로 살아있는 동물의 흔적을 찾아 다닌다. 낙엽 속에 파묻힌 야생 동물의 발자국 하나, 배설물 한 조각이 그에겐 더할 수 없이 소중한 보물이다. 황 감독은 "나는 인간으로 태어난 죄책감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 동물들은 고통 속에서도 내게 너무 큰 깨달음을 줬다"고 얘기한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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