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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미얀마' 변신 또 변신

입력
2011.11.3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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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양곤 거리의 은행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등장했다. 노점상들은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사진이 들어간 머그잔과 열쇠고리를 들고 행인을 유혹한다. 양곤 중심가에는 조만간 자동차 전시장도 들어설 예정이다. 20여 년간 군부 독재에 시달려온 미얀마 국민에게 상상조차 할 수 없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거래가 현금으로 이뤄지고 신용카드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미얀마의 금융 시스템은 초보적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지난해 11월 수치 여사가 가택연금에서 해제되기 전, 그의 기사나 사진을 보는 것은 이적행위로 간주될 만큼 금기시됐다. 군부 독재에 반대해 7년간 수감됐던 한 야당 정치인은 뉴욕타임스(NYT)에 "최근 몇 달간 우리에게 일어난 변화는 마치 기적과 같다"고 말했다.

미얀마의 민주화 바람이 정치 분야를 넘어 경제ㆍ사회 분야에까지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NYT는 29일 정부의 개혁 조치에 회의를 품었던 사람들이 조금씩 의구심을 거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 첫 민선 대통령으로 선출된 테인 세인 정부는 노조 합법화, 정치범 석방, 인터넷 검열 해제 등 일련의 민주화 조치를 단행했지만 '무늬만 민간 정부'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대통령이 의회에서 간접선거로 선출된데다 군부 정권 시절 총리를 지낸 탓에 개혁의 진정성이 의심받았다. 정부 관계자는 그러나 "개혁 조치는 주변국과의 관계와 세계 변화의 흐름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도 경제 개혁에 초점을 둔 미얀마의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양곤에 있는 170여개 호텔은 외국 투자자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고, 정부가 차량 수입을 허가하면서 최근 일본에서 차량을 실은 선박이 대거 들어오기도 했다. 철도 민영화와 국유 부동산 매각 작업 등 개혁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방문을 계기로 미얀마 경제 제재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외국 기업들이 미얀마를 신개척지로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천연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향후 쌀과 수산물 수출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이 미얀마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다만 전력시설, 도로, 항만 등 부족한 인프라 시설과 부실한 금융시스템 등은 투자에 걸림돌로 지적된다.

급격한 변화를 마뜩치 않게 여기는 일부 강경파들의 반발도 잠재적 변수다. 정부 관계자는 그러나 "시각 차는 있지만 변화를 겪는 다른 나라와 다르지 않다"며 "발전이 뒤처진 미얀마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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