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 선배처럼 포기할 줄 모르는 근성있는 마라토너가 되고 싶어요."
남자 고등부 10km 단축마라톤 최강자 손명준(18ㆍ충북체고 3년)이 대폭발했다. 손명준은 30일 벌어진 경부역전마라톤 나흘째 레이스 김천~대전구간(86.5km) 중 제6소구간(영동~양강교ㆍ9.6km)에서 경기도 대표 최영돈을 41초차로 제치고 맨 먼저 골인했다. 전날까지 종합기록 15초차로 1,2위를 다투던 충북과 경기도는 이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치의 양보 없는 각축전을 펼쳤다. 앞선 5소구간까지 충북과 경기도는 기록이 똑같았다. 하지만 손명준의 눈부신 역주로 충북은 경기도의 기세를 꺾는데 성공, 결국 2분59초차로 종합선두를 유지했다. 육상인들은 "만일 충북이 대회 6연패에 성공한다면 손명준이 일등공신"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장거리에 입문한 손명준은 안팎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소년체전 금메달도 떼어 논 당상으로 여겼다. 하지만 중3때 뜻밖의 부상으로 소년체전에 불참해 기억에서 사라지는 듯 했다. 그러나 손명준은 고교에 진학하면서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흘린 땀방울은 배신하지 않았다. 손명준은 올 전국체전 고등부 10km 단축마라톤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라토너로서의 엘리트 코스를 착실히 밟고 있는 손명준은 실업팀에서 억대연봉을 약속하며 입단제의가 들어왔지만 대학진학을 선택했다. 마라톤 사관학교 건국대에 입학예정인 손명준은 명 조련사 황규훈 감독의 지도를 받게 된다. 황감독은 "손명준의 주법이 엉성하지만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며 벌써부터 예비 제자에 대한 믿음을 듬뿍 실어줬다.
충북팀을 이끌고 있는 엄광렬 감독도 "명준이는 체격조건(키 175cm)과 스피드, 지구력 등 나무랄 데가 없는 재목이지만 역주할 때 팔을 흔드는 자세가 부자연스럽다"며 "대학에서 이를 교정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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