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입단을 눈앞에 둔 '빅보이' 이대호(29)가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대호는 30일 경남 통영 마리나 리조트에서 열린 2011시즌 롯데 납회식에서 "정든 롯데를 떠난다니 감회가 새롭다"며 "2년 안에 모든 것을 이루겠다. 팀을 우승시키고, 일본 최고 타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오릭스와 정식 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던 이대호는 이날 행사를 위해 사인을 미뤘다. '친정' 롯데로부터 4년간 100억원의 거액을 제시받으며 국내 FA 시장의 새 역사를 쓴 이대호는 오릭스로부터 2년간 7억엔(약 105억원)이라는 최고 대우를 보장받은 상태다.
이대호는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다음주 중으로 발표할 계획"이라며 "한국 선수가 일본에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겠다. 성공할 자신이 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다음은 이대호와의 일문일답.
-일본 진출 하게 된 소감은.
"그 동안 롯데의 4번 타자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한국의 4번 타자로 이미지를 바꾸겠다. 일본에서 못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모든 것은 시즌이 끝나봐야 안다. 일단 동료 선수들이 원하는 대로 눈치껏 행동하겠다. 나는 외국인 선수이자 신인일 뿐이다. 용병이 아닌 가족으로 다가가겠다."
-오릭스를 택한 이유는.
"가장 먼저 다가온 구단이 오릭스였다. 또 최고의 대우를 해줬기에 마음이 끌렸다. 앞서 일본에 진출한 선배들로부터 오릭스에 대한 많은 얘기를 들었다. 내가 상위권 팀에 가면 무얼 하겠나. 중위권 팀을 상위권 팀으로 만드는 게 더욱 값지다."
-일본 투수들이 몸쪽 공과 변화구(포크볼)에 능한데.
"한국에서도 김무관 전 타격 코치와 몸쪽 공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다. 만약 몸에 바짝 붙인다면 맞아서라도 나가겠고 기본적으로 커트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 실투 없는 투수는 없다. 힘이 떨어지면 공이 한 가운데 몰리기 마련이다. 포크볼의 경우, 어떤 타자도 쉽게 치지 못하는 구종이다. 얼마나 잘 노려 치는 지가 중요하다. 국내에서도 류현진, 윤석민을 상대할 때 항상 노려쳤다. 상대 투수에 대한 분석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적응하는 데 쉽지 않을 것이라 한다.
"고정관념일 뿐이다. 지난해 타격 7관왕을 할 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2관왕 이상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뚱뚱하고 발이 느린 내가 야구 선수로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깼다.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 선수가 일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자신 있다."
-구체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2년 안에 모든 걸 해보고 싶다.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일본 최고의 타자가 돼 보다 좋은 대우를 받고 싶다. 박찬호, 이승엽 형을 보면서 꿈을 키웠고 이제는 어린 선수들의 꿈을 키워주고 싶다. 만약 내가 가서 안 되면 다른 이들의 꿈이 사라진다. 내가 잘해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운동과 일본어 공부를 병행하면서 내년 2월 1일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가족은 아이가 태어난 뒤 4월 초쯤에 일본으로 온다. 늦으면 5월이 될 것이다. 3일 최준석의 결혼식에 갔다 와서 오릭스와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발표하겠다. 기자 회견은 부산에서 한다."
-팬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그 동안 많은 사랑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보답하는 길은 야구를 잘 하는 것밖에 없다. 나로 인해 스트레스가 풀린다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내년 시즌이 끝나고 귀국할 때는 환영을 받으면서 들어오도록 하겠다."
통영=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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