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4년에 만들어진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이 거의 완벽한 수준으로 복제됐다. 암 치료에 사용되는 의료용 컴퓨터단층촬영(CT) 기술을 통해서다.
BBC 방송은 28일 미 방사선 과학자 스티븐 서 박사, 바이올린 제작자인 존 웨들과 스티브 로소가 시카고에서 열린 미 방사선학회 학술대회에서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복제품 3점을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바이올린으로 알려진 스트라디바리우스는 대부분 1700년대에 만들어져 현재 650개만이 남아 있다. 6월 ‘레이디 블런트’라는 이름의 바이올린이 런던 경매에서 180억원에 팔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1988년 연구실에서 우연히 자신의 바이올린을 CT 스캔한 서 박사는 스캔 결과가생각보다 정교한데 놀라 바이올린 복제라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 후로 몇 년간 웨들과 함께 기타 만돌린 등 수많은 악기들을 CT 스캔했고, 그 결과 나무의 두께와 밀도, 벌레 먹은 구멍과 미세한 흠집들이 고유의 음색을 만드는 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은 미 의회도서관에서 베츠라는 이름의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빌려와 1,000장이 넘는 CT 스캔 사진을 찍은 뒤 이를 바탕으로 나무판을 재단하고 손으로 조립하는 과정을 거쳐 바이올린을 완성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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