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명이 늘 뭉치니까 전투력도 세 배에요.”
같은 부대, 같은 생활관에서 복무하고 있는 세 쌍둥이가 있다. 경기 남양주 7포병여단의 김명곤ㆍ명규ㆍ명기(21) 일병. 셋은 태어나고 자라면서 한시도 떨어진 적이 없다. 1분 간격으로 태어나 같은 초ㆍ중ㆍ고교를 마쳤고 대학(경동대 IT공학부)도 함께 다녔다.
세 쌍둥이는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보고 올해 1월 자원 입대했다. 주특기도 모두 통신 무전병으로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한다. 생김새와 목소리, 체격은 물론이고 안경까지 똑같이 쓰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30일 “세 쌍둥이가 같은 곳에서 복무하는 것은 창군 이래 최초”라고 말했다.
주변에서 세 쌍둥이를 구분하기 어렵다 보니 에피소드도 적지 않다. 야간 불침번 때는 먼저 근무하고 교대하려던 병사가 셋을 구분하지 못해 모두 깨우는가 하면, 함께 축구를 할 때면 동료들이 누가 같은 팀인지 몰라 아예 공을 패스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세 쌍둥이의 형제애는 군인이 된 이후 끈끈한 전우애로 발전했다. 셋 모두 개인화기 사격 20발 중 18발을 명중시켜 특등사수가 됐고 체력평가도 특급을 받았다. 1박2일간의 유격훈련 100㎞ 행군 때는 서로 응원하고 군장을 들어주며 함께 완주했다. 최근에는 금연캠페인에도 참여해 동시에 담배를 끊었다.
맏형 김명곤 일병은 “전역 후에 세 쌍둥이의 이름을 걸고 게임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형제의 꿈”이라며 “지금은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아로서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 쌍둥이는 중학교 1학년 때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신 후 서로를 의지해 왔다. 아버지는 국내 대기업 전자회사의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둘째 명규 일병은 “형제가 한 부대, 같은 생활관에서 복무한다는 것은 최고의 행운”이라면서 “통신 무전병으로 같은 임무를 수행하다 보니 때로는 경쟁도 하고 도와가면서 서로의 장점을 배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 쌍둥이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동료 장성우(22) 일병은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 헷갈리지만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군 생활을 하는 모습이 참 보기가 좋다”고 전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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