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의 지상파 HD방송 재송신 중단 이틀째인 29일에도 양측은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SO들은 조만간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아날로그 방송도 중단한다는 방침을 거듭 밝혀 '방송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티브로드 등 MSO(대규모 SO) 5개사 사장단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지난주 협상에서 구두 합의를 하고도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협상 마무리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지상파가 재송신 대가로 요구해온 가입자당 요금(CPS) 월 280원을 100원 가량으로 낮추는데 합의했으나, 인하 대상의 범위 등을 놓고 다시 의견이 엇갈려 최종 합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MSO 사장단은 지상파 3사에 "구두 합의 번복 이유를 명확히 밝히고 협상에 응하라"고 촉구한 뒤 "협상에 더 이상 진전이 없으면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협상 시한 및 아날로그 방송 중단 시점을 못박지는 않았다.
양측은 사태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시청자들에 대한 안내도 제대로 하지 않아 불편을 가중시켰다. 지상파 3사는 방송 자막과 홈페이지를 통해 '지상파HD는 안테나나 공청망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거나 '(방송 중단) 관련 사항은 케이블 방송사에 문의하라'고 공지했다. SO들도 송출 중단한 HD채널에 문의처로 지상파의 대표번호를 내보냈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양측의 무책임한 행태와 더불어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해 "감독기관으로서 뚜렷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사업자의 눈치만 보고 있는 사이 시청자는 방송을 끊겠다는 협박을 받고 그 협박이 현실이 됐다"고 비판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