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한 1급 지방별정직 공무원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선거캠프에 참여했던 인사가 뽑혀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곧 공모가 진행될 서울시 투자ㆍ출연기관장에도 야권이나 시민단체 출신이 기용될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지난주 공모 절차를 거쳐 1급 별정직인 여성가족정책관에 조현옥씨를 최종 선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살림정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조씨는 박 시장의 선거캠프 선대본부장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조씨는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등에서 여성운동을 해왔으며,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비서실 균형인사비서관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조씨는 신원조회 등을 거쳐 내달 초 임명될 예정이다.
서울시의 4급 이상 개방형ㆍ경력특별임용 직위 30여개 중 박 시장이 취임한 후 공모를 통해 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책특보, 정무수석비서관 등에 선거캠프 출신 인사가 임명됐지만, 이들 자리는 비서직으로 분류돼 관련법에 따라 공모를 거치지 않고 박 시장이 직접 임명했다.
채용을 진행한 서울시인재개발원 관계자는 "5명의 후보가 공정한 경쟁을 거쳤으며, 선거캠프 참여 여부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심사위원 5명 중 3명은 외부인사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시민단체나 선거캠프 출신 기용은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김형주 정무부시장은 "선거캠프 출신이라고 해서 공모에 불이익을 당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며 "조씨는 여성단체의 대표적 인사로 여성가족정책관 적임자라 선발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의 취임 후 시 본청뿐 아니라 시 투자ㆍ출연기관장의 인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에는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등 5개 투자기관과 세종문화회관, 서울산업통상진흥원 등 11개 출연기관이 있다.
투자ㆍ출연기관 중 현재 4곳의 기관장이 공석이며, 2곳은 곧 임기가 끝난다. 김주수 전 농수산물공사 사장은 25일 사직했고, 서울복지재단과 서울신용보증재단 대표 자리도 공석이다. 시정개발연구원장은 김상범 전 원장이 행정1부시장에 임명되면서 공석이다. 서울의료원장의 임기는 이달 30일에 끝나고, 세종문화회관 사장의 임기는 내달 4일까지다. 투자기관장은 공모를 통해 선발하며, 출연기관장은 임원추천위원회에서 공모ㆍ추천 여부를 결정한다.
김 정무부시장은 "세종문화회관 사장 등 일부 자리는 자천ㆍ타천으로 여러 인사가 거론되고 있으며, 박 시장도 적임자를 찾기 위해 많은 사람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며 "절차에 따라 코드가 아닌 능력 위주로 선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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