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는 참석 대상 258명 중 의원 156명, 원외 위원장 61명 등 총 217명이 참석했다. 84.1%의 높은 출석률에서 나타났듯이 회의장 안팎에선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위기감을 엿볼 수 있었다. 저녁식사를 구내식당에서 해결하는 등 이날 연석회의는 오후 2시부터 밤11시40분까지 10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이대론 안 된다'라는 총론엔 공감하는 분위기였지만 '홍준표 대표 체제 교체론''박근혜 조기 등판론' 등 각론을 놓고는 격론을 벌였다.
회의장 주변은 초반부터 홍준표 대표의 '조건부 대표직 사퇴' 발언으로 달아올랐다. 홍 대표는 사퇴 의사를 밝힌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마음을 비우고 세상을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자신들의 명운이 걸린 공천문제와 관련 "맞춤형 공천을 하자" "지금부터 총선 로드맵을 만들자" 등의 주장을 쏟아냈다. 반면 정책 쇄신 논의는 후순위로 밀리는 분위기였다.
일부 의원들의 입에선 '당 해체와 재창당'이란 격한 주문까지 나왔다. 차명진 의원은 "지도부도 물러나고 박근혜 전 대표와 애국우파세력으로 당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뒤 "MB정부에서 '성골, 진골, 6두품'을 한 사람은 공천을 받아선 안 된다"면서 '50% 물갈이론'을 주장했다. 권영진 의원도 "한나라당이란 메신저 자체에 엄청난 불신이 있는 만큼 당 해체 결의를 하고 재창당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의원은 "홍 대표가 MB와 (국정기조 등을 두고) 사생결단을 해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주장했다.
백가쟁명식 쇄신 아이디어도 분출됐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당 대표 등 군림하는 자리들을 모두 없애고 원내정당화를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친박계 윤상현 의원은 "2030세대를 영입해 지명직 최고위원을 임명하자"고 제안했고 박준선 의원은 "매일 비상 당정청회의를 열고 세대별 국민 대표도 배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상득 이재오 의원 등은 다른 일정을 이유로 연석회의에 불참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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