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혁신과통합 등이 연내에 야권통합 정당을 출범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지도부 입성을 노리는 후보들의 당권 레이스가 사실상 시작됐다. 민주당에선 그동안 전당대회를 준비해온 10여명의 당권주자들이 대부분 통합 전당대회에서 대표 또는 최고위원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비(非)민주당 세력의 출마 희망자까지 포함하면 후보군은 20명에 육박할 수 있다.
현재까지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한명숙 전 총리가 유력한 당 대표 후보로 꼽힌다. 박 전 원내대표는 가장 오랫동안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한 후보로서 조직력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반년 가까이 전국을 돌며 당원들과 접촉해왔고, 호남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전통 지지층과 동교동계의 집중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통합 방식을 두고 현 지도부와 대립하면서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당원 주권론'을 앞세워 당원과 대의원 중심의 지도부 선출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한 전 총리는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야권에선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뿐 아니라 혁신과통합 소속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해찬 전 총리 등 친노세력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높은 인지도까지 갖추고 있어서 당원 외에 일반 국민이 지도부 선출에 참여할 경우에도 상당한 득표력을 보여줄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민주당에서 야권통합 협상 실무를 맡아온 이인영 최고위원은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내 486 정치인들의 모임인 '진보행동'의 지지를 받고 있다. 박주선 최고위원과 3선의 김부겸 이종걸 이강래 의원, 재선의 우제창 의원도 일찌감치 출마 결심을 굳히고 조직을 튼실히 다져왔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들은 각각 호남권과 수도권에 나름의 지지 기반을 갖고 있다. 10ㆍ26 서울시장 보선에 내세울 야권 단일 후보를 뽑는 경선 과정에서 석패한 박영선 의원도 지도부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정대철 상임고문과 동교동계 출신인 김태랑 정균환 전 의원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혁신과통합 측에선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와 김기식 남윤인순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대표, 이학영 진보통합시민회의 상임의장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이 가운데 배우 출신인 문 대표의 경우 비(非)민주당의 친노진영과 국민의명령 회원들이 지원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 측에선 별도의 후보를 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지도부에 출마하면 자칫 정계에 진출하거나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수단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으므로 현재로선 출마하려는 인사가 없다"고 밝혔다. 야권 통합정당의 선출직 최고위원은 대표를 포함해 6명으로 잠정 합의돼 있다. 하지만 후보가 너무 많을 경우엔 1차 예비경선을 통해 후보군을 9명으로 압축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