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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군에 맞선 훌리건… 이집트시위대 보호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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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군에 맞선 훌리건… 이집트시위대 보호 나서

입력
2011.11.2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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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경기장에서 광적인 반응을 보이던 훌리건들이 역사의 현장에 나타났다.

이집트에서 2007년 발족한 울트라스라는 이름의 훌리건 모임이 최근 군부 퇴진을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의 최전선에서 보안군과 맞서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이들은 개인 차원에서 시위에 참가하고 있지만 그래도 스키니진과 후드 티셔츠 차림에 목에 스카프를 둘러 서로를 금방 알아볼 수 있다. 시위에 참가한 한 울트라스 회원은 "우리는 신념이 비슷하기 때문에 곧장 최전선으로 간다"며 "시위에 참가할 때는 혼자지만 곧 형제들(울트라스)을 만난다"고 말했다.

훌리건들이 타흐리르 광장으로 모인 것은 19일 민주화 시위가 재개된 뒤 보안군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강경진압에 나섰기 때문이다. 보안군 및 경찰에 맞서는 울트라스의 무기는 돌멩이, 폭죽 그리고 화염병이다. 한 울트라스 회원은 "경찰은 사람을 지키라고 월급을 받는 것이지 사람을 탄압하라고 월급을 받는 게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알자지라 방송은 "1월 시위 때부터 이들이 목격됐다"며 "경찰로부터 시위대를 보호할 뿐 아니라 점거 시위 과정에서 약탈이나 범죄행위를 막는데도 큰 역할을 한다"고 보도했다.

축구 폭도쯤으로 여겨졌던 울트라스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민주화 운동가 모샤브 엘샤미는 "사람들은 이들을 용기 있는 젊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들의 등장이 시위를 폭력적으로 변화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라바브 엘 마흐디 아메리칸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울트라스는 훌리건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발족할 때부터 경찰의 주목을 받았다"며 "그런 만큼 그들도 살아남기 위한 기술을 발달시켜 왔기 때문에 폭력적 저항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울트라스의 일원인 아흐메드는 "보안군을 먼저 공격하지는 않았다"며 "우리는 진실의 감시자로 불공정한 일이 생기면 언제든 일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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