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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의 길 vs 창작의 길… 젊은 가야금과 거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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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의 길 vs 창작의 길… 젊은 가야금과 거문고

입력
2011.11.2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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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의 현대화, 창작 국악에 관심이 많지만 한국적 가치를 담은 내 색깔을 가진 뒤라야 되겠죠." 거문고 주자 허익수(35)씨의 말이다. "6개 유파를 다 공부하고 발표해 가는 과정에서 내 음악이 다져질 거라 믿어요." 가야금 주자 심새미(34)씨의 다짐이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뜻을 새기기라도 하듯 두 젊은 국악도가 잇달아 득음의 세계를 펼친다.

2007년 최옥삼 류에서 출발, 2009년 성금연 류 가야금 산조까지 무대에 올렸던 심씨는 이번에 '심새미 가야금 산조_김죽파 류' 무대를 갖는다. "남성적 느낌, 화사한 느낌을 거쳐 여성적 느낌의 김죽파 류까지 공부한 걸 차근차근 보이는 거죠." 아홉 살부터 해온 성금연 류, 국립국악고 때 익힌 최옥삼 류에 이어 서울대 음대 국악과 박사과정에서 3년째 닦고 있는 김죽파 류다.

그는 우직한 음악 노동자다. 유파를 많이 하다 보니 당연히 헷갈린다. 그는 "몸이 앞으로 나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많은 가락을 틀리지 않고 1시간 완주하기 위해서는 연습을 많이 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을 그렇게 한다. "네 번째 무대지만 전 바탕의 1시간짜리 무대가 주는 노동량, 긴장감은 전혀 변함 없어요."

이제 남은 것은 김병호 류, 김윤덕 류, 강태홍 류. 그는 "평생을 한 유파만 했던 명인들에 대한 공부는 누군가는 해야 하는 것"이라며 "전통에의 믿음으로 산조 쪽 공부를 더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퓨전 국악은? "관심 없어요. 깊지 않아서 공력 없이도 할 수 있고, 제 성격과 끼에도 안 맞아요." 12월 2일 오후 8시 국립국악원 우면당. (02)574-8895

허익수씨의 이번 무대는 '밧삭'. 밖으로부터 오는 수(數)라는 뜻이다. 심씨와 반대로 국악의 범주를 확장, 창작에 도움 되는 것이면 모두 수용한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무대에 오른 네 곡 다 기존작품이지만 연주자가 '흔들고 미는' 작업에 따라 새롭게 탄생한다.

"첫 곡 '술대굿'은 전통 5음계를 떨고 꺾는 주자의 적극적 해석으로 거문고의 최대치를 보여 줄 겁니다." 강원도 메나리조를 근간으로 한 '바람의 강', 25현 가야금과 협연하는 '소리질내기' 등 무대에 오를 네 곡 모두 원로 작곡가 이해식씨가 지었다. "두 달 전부터 선생님께 연락 드려 열심히 만나 뵈었어요."

서울대 음대 박사학위를 따기까지 그의 몸에는 김문길-하주화-정대석-이세환 등 신쾌동류의 저류가 흐르고 있다. "대가 분께서 '저 소리를 알기만 했어도…'라며 아쉬워 하시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죠." 완성을 향한 끝없는 여정이 언제나 그를 다잡는다. 해금 김현희, 가야금 성유진, 장구 이석종 등 음악 동지들이 함께 한다. 12월 7일 오후 7시30분 남산국악당. (02)703-6599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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