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고래와 수학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고래와 수학

입력
2011.11.29 12:00
0 0

울산 장생포에 있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가 우리바다 고래통계를 발표해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놀랍게도 우리 바다에 35종류 고래와 6만9,714마리가 살고 있다는 발표였다. 이번 조사는 2000년부터 올해까지 12년 동안 실시된 결과라는 것. 더욱 놀라운 것은 정확한 숫자까지 밝힌 것이다. 지인들이 나에게 묻는다.

바다에 사는 고래가 몇 마리까지 정확하게 밝힐 수 있는 동물인가를. 답부터 말하자면 가능한, 추정수치다. 고래연구소 측 이야기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구간별 표본 조사방법 등을 이용했다고 한다. 이 방법은 바다를 샅샅이 누벼 조사하는 것이 아닌, 일정 구간을 조사해 발견한 고래 개체수와 발견 거리, 각도 등을 이용, 조사해서 바다에 몇 마리가 서식하는지를 추정하는 계산 방법이다.

10년도 훨씬 넘었다. 흑산도 고래탐사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그때 그 배의 감독관으로 일본인 한 사람이 탔다. 국제포경위원회(IWC) 과학위원회에서 나왔다고 했다. 일본인은 놀랍게도 바다에서 출몰하는 고래를 보고 조사해역에 몇 마리쯤 있는지를 계산하는 과학자였다.

도쿄대학 수학과를 나왔다고 했다. 내색은 안 했지만 충격적이었는데, 고래연구소의 발표는 이제 우리도 고래를 수학적으로 계산이 가능하다는 말이어서 반갑다. 고래 6만9,714마리! 그 고래를 모두 내 가슴에 담아 풀어 놓는다. 내 가슴도 이제 고래바다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