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계속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2050년 서울은 부산 날씨에 가까워지고, 소나무는 경기 북부와 강원지역에서만 볼 수 있으며, 연평도 일대 꽃게는 북한 영해로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기상연구소는 29일 '새로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전망 및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노력이 없을 경우 한반도 평균기온은 2050년까지 3.2도, 2100년까지 6도 상승한다. 지난 100년(1912~2000년) 동안 1.8도 올라간 점을 고려하면 기온상승속도가 4배 가량 빨라지는 셈이다.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940ppm으로 현재보다 2배 가량 높아진다. 기온상승에 따라 해수면 높이는 2050년에는 지금보다 27㎝ 높아진다. 지난 43년간 해수면 높이가 8㎝ 올라간 것과 비교하면 3.4배 가량 상승폭이 커졌다. 이에 따라 연안의 피해도 커진다. 2050년에는 여의도 면적의 17배에 해당하는 150㎢ 지역이 범람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안 모래사장은 32%가 물에 잠길 것으로 전망됐다. 새만금 방조제, 목포항 등도 잠길 우려가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봄과 여름은 길어지고 가을과 겨울은 짧아지는 현상도 가속화한다. 2050년(서울 기준)에는 봄, 여름이 각각 10일과 19일 길어지고, 가을과 겨울은 2일과 27일이 짧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 날씨는 부산과 비슷해져 2월말이면 봄이 시작되고 10월초까지 여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와 울릉도 등에서는 겨울이 사라질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생태계도 변해 동백나무를 서울에서 볼 수 있고 소나무는 경기 북부나 강원지역에서만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평도 일대의 꽃게는 북한 영해로 북상하고 제주도의 산호군락도 볼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2013년까지 제5차'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에 우리나라 기후변화 전망치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보고서는 온실가스의 감축노력 정도를 기준으로 한 새로운 측정 시나리오(RCP)로 작성됐다. 최근의 급격한 온실가스 상승 추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기존시나리오(SRES)의 한계를 보완한 것이다.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장은 "이 보고서는 온실가스 감축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그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는 의미"라며 "재해와 재난방지 등에 유용한 자료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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