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당초 예상대로 언어, 수리, 외국어(영어) 영역이 지난해보다 모두 쉽게 출제돼 표준점수 최고점이 모두 낮아졌다. 하지만 외국어 영역은 만점자 수가 역대 최다수준인 1만7,049명에 달하는 등 영역별 난이도 조절에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인문계열 최상위권 수험생이 정시 지원에 혼전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9일 발표한 2012학년도 수능 채점결과에 따르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언어 137점, 수리 '가'형 139점, 수리 '나'형 138점, 외국어 130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3점, 14점, 9점, 12점 낮아졌다.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하겠다는 교육 당국의 약속은 지켜진 셈이다.
하지만 교육당국이 수 차례 목표치로 제시한 '영역별 만점자 비율 1%'은 대부분 빗나갔다. 영역별 만점자 비율은 언어 0.28%, 수리 '가'형 0.31%, 수리 '나'형 0.97%, 외국어 2.67%로 지난해 수능(언어 0.06%, 수리 '가'형 0.02%, 수리 '나'형 0.56%, 외국어 0.21%)보다 모두 높아졌다. 하지만 언어 영역은 지난해보다 1등급 커트라인이 2점 올라갈 정도로 오히려 까다로웠다. 이과생들이 응시하는 수리 '가'도 재작년(2010학년도) 수능과 비슷하게 어려웠다. 반면 외국어는 만점자가 지난해 1,383명의 12.3배나 많았고 1등급 비율이 6.53%에 달해 1~2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내려앉았다.
외국어와 문과생이 응시하는 수리 '나'형이 쉽게 출제돼 인문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은 지원전략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계열은 수리 '가'형이 어려워 이 점수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언어 수리 외국어 3개 영역에서 모두 만점을 맞은 학생은 인문계열 146명, 자연계열 25명으로 지난해 인문계에서만 11명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쉬운 수능'이었음을 감안할 때 예상보다는 많지 않다는 평가다.
난이도 조절 실패에 대한 비판에도 성태제 교육과정평가원장은 "내년에도 영역별 만점자 1%를 목표로, 쉬운 수능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수능에는 총 64만8,946명이 응시했으며 30일 오전 개인별 성적이 수험생들에게 통지된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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