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온라인 모금 활동을 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월드 등의 영향력이 막강하잖습니까.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해요.”
아름다운재단 주최로 29일부터 이틀간 서울 용산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리는‘디지털 모금과 스마트 홍보’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미국의 온라인 모금 컨설팅 회사‘도너 파티’의 최고경영자 닉 앨런(60)씨의 일성이다.
‘온라인 모금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기 전인 1999년 미 최초의 온라인 모금 컨설팅 회사 ‘도너 디지털’을 설립해 비영리단체들의 효율적인 온라인 모금에 대해 컨설팅 해 왔다.
그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비정부기구(NGO) 등 비영리단체들이 온라인에서 더 많은 모금을 이끌어내려면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돈 얘기를 꺼내는 것을 어려워해 공격적이지 않은 것 같아요. 기부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의 이메일 주소, 트위터 아이디 등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 기부 정보를 지속적으로 보내야 합니다.” 기부자들에게 기부 동기를 물으면 ‘이메일 등으로 기부 권유를 받아서’라는 대답이 가장 높다는 게 그가 이런 제안을 한 이유다.
90년대 파병반대 NGO를 운영하면서 기부금 모금 일을 처음 접하게 된 앨런씨는 우편으로 모금 캠페인을 했지만 비용만 많이 들고 기부금은 잘 모이지 않아 온라인 캠페인을 생각해냈다. 그는 “사람들을 만나 기부를 권유하면 대부분 ‘생각해 보겠다’, ‘지금은 어렵다’라고 답하지만 온라인 모금은 클릭 한번으로 기부를 할 수 있어 기존의 우편이나 사람들이 직접 만나는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아이티 지진 때 2주만에 1,000만 달러나 기부금이 모일 수 있었던 것도 온라인 기반의 모금 체계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또 온라인 모금은 기부금 사용처와 세금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기부자에게 보내 투명성을 확보하기도 쉽다는 장점도 덧붙였다.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것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에서 모금캠페인을 할 때 기부금이 필요한 NGO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알기 쉽고 흥미롭게 소개하는 게 전제돼야 합니다. 그런 뒤에 기부 의사가 있는지 적극적으로 물어봐야 합니다.”
국내 NGO 실무자 3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컨퍼런스에서 강연한 앨런씨는 “인터넷 강국인 한국에서 온라인 시스템을 잘 활용하면 비영리단체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30일엔 미국의 NGO교육 전문가 존 로카(62), 사진작가 조선희씨 등이 연사로 나서 스마트폰과 1인 미디어 시대에 비영리단체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강연한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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