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결과 언어영역과 이과생이 치르는 수리 '가'형의 만점자 비율은 0.28%, 0.31%에 불과해 입시의 당락을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수리 '가'가 어려워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은 어느 정도 변별력 확보가 가능해졌지만 인문계열 최상위권과 중상위권 학생은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수능에서 가장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는 언어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7점으로 지난해보다 3점 떨어지는 데 그쳤다. 시험이 쉬우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떨어지는데 지난해에 비해 하락 폭이 가장 적은 영역이었다.
지난해 만점자가 35명(0.02%)에 불과해 수능 역사상 가장 어려웠다는 수리 '가'형은 올해 표준점수 최고점이 14점이나 낮아졌다. 그래도 만점자는 역시 1%에 크게 못 미치는 482명에 불과했다. 전반적으로 문제를 쉽게 냈지만 만점자 비율을 1%에 맞추기 위해 최고난도의 문제를 1,2개 섞어 출제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언어와 수리 '가'형의 최고난도 문제는 EBS 교재와도 연계되지 않아 수험생들에겐 더욱 까다로웠다는 평가다.
반면 '물수능'으로 평가받는 외국어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0점으로 지난해 142점에서 12점이나 하락했다. 표준점수 최고점(130점)과 1등급 커트라인(128점)의 차이가 2점에 불과해 '얼마나 실수를 줄이느냐'가 관건이 된 시험이었다. 외국어 영역의 고득점자는 최상위 누적분포표에 밀집해 있어 지난해 4.34%였던 1등급 비율은 올해 6.53%까지 늘어났다.
올해 수능에서도 탐구영역과 제2외국어영역의 선택과목에 따른 유ㆍ불리 현상은 여전했다. 과학탐구에서 지구과학I의 1등급 비율은 8.11%인 반면 화학II는 4.61%로 큰 차이를 보였다. 제2외국어영역에서도 표준점수 최고점은 러시아어가 86점으로 가장 높았던 반면 중국어와 프랑스어는 67점으로 과목간 편차가 19점이나 됐다. 해마다 수험생이 몰려 '로또 과목'으로 불리던 아랍어는 2005~2010학년도 100점이었던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 90점으로 낮아진 데 이어 올해는 83점으로 내려왔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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