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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3년 소회 담은 책 낸 허준영 코레일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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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3년 소회 담은 책 낸 허준영 코레일사장

입력
2011.11.2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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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영(59) 코레일 사장이 재임 3년 동안의 소회를 담은 책을 펴냈다. <허준영의 레일 스토리, 바르고 부드럽게> 라는 제목의 책에서 그는 부임 당시 노조의 반대로 인한 곤욕과 고속열차 고장, 안전도 향상을 위한 노력, 철도에 대한 애정 등을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재임 중 가장 어려운 순간을 2월 KTX산천의 광명역 탈선 사고를 꼽았다. "탈선 보고를 받을때 귀를 의심했습니다." 경찰총수까지 거치며 숱한 위기상황을 헤쳐왔지만 고속철도가 탈선할 수 있다는 점을 철도 수장으로선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후 잦은 고장과 운행장애로 고속열차가 잇달아 멈춰 서면서 철도에 대한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도 큰 부담이었다.

여기서 그는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정공법을 택했다. "철도 112년 역사에서 더 할 수 없는 위기를 맞았지만 안전 향상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후 고속철도의 문제점을 공개하고 운행중인 고속열차에 작은 이상이 생겨도 정차 후 장애 원인을 제거한 후 운행토록 했다. 항공기 수준의 안전도를 목표로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수출을 위해 침묵했던 국산 KTX 산천 열차의 기술력 부족도 솔직히 공개하고 제작사에 기술력 향상을 공식 요청했다. "안전이 무너지면 서비스를 잘해서 받은 국민들의 칭찬도 순식간에 날아간다"며"철도산업 전반의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전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철도차량 제작과 레일시공, 열차 운영 등 3단계가 분리되어 유기적인 관리가 어려운 점도 한 원인"이라며"건설과 운영기능을 한 기관에서 담당하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철도시설공단과의 통합 필요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한 것이다.

노사관계도 신경을 쓴 분야였다. 부임 첫해인 2009년 11월 노조가 파업을 벌이자 파업 참가자 1만여명 전원을 징계하는 강수를 뒀다. 그는"경영자에게 직원들의 징계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명분없는 파업에는 징계가 따른 다는 것을 보여줄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량 징계 후 조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자 부지런히 현장을 누비며 직원들과 소통에 나섰다. 재임기간 전국 현장을 다닌 거리가 10만여㎞로 지구 두바퀴 반에 이른다. 그는 이를'우문현답 행보'라고 표현했다.'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의미라는 것이다.

이런 노력은 파업의 이미지가 강한 코레일에서 지난해 쟁의 없는 단체협약 체결과 올해 무쟁의 임금협상 타결로 결실을 맺었다.

허 사장은 "열차가 멈추고 국민들이 불편을 겪는 것을 보면서 하루 하루가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며"하지만 올해를 기술 업그레이드 원년으로 삼아 매진한다면'세계1등 국민철도'라는 목표달성이 멀지 않다"고 자신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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