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유일한 생존 자녀이자 딸인 스베틀라나 스탈리나가 22일 미 위스콘신주 리칠랜드의 요양원에서 대장암으로 85세의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스탈린과 그의 두 번째 부인 나데츠다 알릴루예바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적 스탈린이 '작은 참새'라 부를 정도로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서구 언론들은 당시 미 유명 아역 배우인 셜리 템플에 빗대 '크렘린궁의 셜리'라 불렀다.
그러나 6세 때인 1932년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며 삶의 굴곡이 시작됐다. 공식적인 사인은 맹장염으로 발표됐지만 10년쯤 뒤 자살했다는 것을 알게 돼 충격에 휩싸였다. 스탈린의 뜻에 따라 모스크바대에서 역사를 전공해 교사가 됐지만, 첫 사랑인 유대계 영화감독을 스탈린이 시베리아로 유배 보낸 뒤부터 아버지와의 관계도 틀어졌다.
53년 스탈린 사망 후 소련에서 반 스탈린 운동이 일자 어머니 성으로 바꾼 그는 67년 "표현의 자유를 찾아왔다"며 미국으로 망명했다. 3년 뒤 건축가 윌리엄 피터스와 결혼한 뒤 라나 피터스로 이름을 바꾸고 <친구에게 보내는 스무 통의 편지> , <단지 일 년> 등 소련 체제를 비판한 두 편의 자서전으로 부를 얻었다. 단지> 친구에게>
84년 소련에 남겨두고 온 자녀를 만나기 위해 고국을 찾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2년 뒤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수 차례의 결혼과 이혼, 망명의 아픔을 겪은 그는 대부분의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한 뒤 3년 전부터 요양원에서 쓸쓸한 말년을 보냈다. 지난해 위스콘신의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는 "아버지가 내 인생을 망쳤다"며 "세계 어딜 가든 스탈린이란 이름을 벗어날 수 없다"고 원망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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